해외이야기/유럽

<칠순여행W09> 그리스 메테오라(1) 180402

노인장대 2018. 5. 11. 21:04

아크로폴리스 관광을 마친 우리는 햄버거로 간단히 점심을 때우고 벤츠를 몰고 이번 여행의 하이라이트 메테오라 (Meteora)로 향했다.

메테오라는 아테네에서 북서쪽으로 350km 떨어진 곳으로 핀토스 산맥과 페네이오스 강 근처 테살리아 평야의 북서쪽 끝에 자리 잡고 있다.

 

 

 

아테네에서 메테오라로 가는 교통편은 기차와 버스가 있다고 하나 워낙 시간이 많이 걸리고

기차역에서 메테오라까지의 교통편, 메테오라 내에서의 교통편 등을 고려하여

처음부터 아테네 공항에서 자동차를 렌트하였던 것이다.

 

 

아테네에서 메테오라까지 거의 대부분을 고속도로를 이용하는데도 편도에 5시간 정도가 걸리니

왕복이면 10시간 , 결국 하루를 도로에서 보내야 하니 유럽 여행객이나 여행사 단체가 메테오라를 잘 찾지않는것이 이해가 된다.

근래에 007영화나 한국의 Ntv가 방영한 '꽃보다 할배' 그리스 편에서 그 비경이 소개된 후로는 찾는 사람이 늘었다고 한다.

 

 

이탈리아와 마찬가지로 그리스도 대리석 산지여서 산들이 모두가 돌산이어서 나무가 자라지 못해 주변 풍경이 삭막하다.

 

 

 

고속도로에는 속도제한 표지판이 잘 눈에 띄지 않는다. 어쩌다 공사구간에서만 이런 표지판이 보인다.

날씨가 화창한데도 평일이어서 운행하는 차량이 적은지 차량이 나타났는가 하면 순식간에 사라지고 만다.

 

 

성능 좋은 벤츠 새차를 배정받은 아들은 신이 나서 고속도로를 전세 낸 듯이 현지 사람들과 똑같이 달린다.

 

 

그 옆을 에게해의 파란 물길이 줄기차게 따라온다.

 

 

 

이탈리아에서 처럼 두 시간도 넘게 달렸는데도 휴게소가 없더니 드디어 휴게소가 나타났다.

한국의 고속도로처럼 요란한 대형 휴게소가 아니고 간단한 식사와 커피를 마시는 정도다.

 화장실은 각 식당의 화장실을 이용해야 하고 화장실만 비교하면 한국보다 훨씬 후진국이다.

 

 

대신 한국의 졸음 쉼터 같은 간이화장실이 자주 나타난다.

 

 

하늘의 구름을 보면 메테오라의 멋진 풍경을 기대할 수 있을 것 같아 가슴이 뛴다.

에게해 대신에 테살리아 평야가 우리와 나란히 달리는 걸 보니 거의 다와 가는가 보다.

 

 

 

마지막 톨게이트이다.

그리스 고속도로는 구간을 세분화 해서 톨게이트를 설치해 놓고 각 톨게이트를 지날 때 선불로 요금을 받는다.

아테네에서 여기까지 여섯개 톨게이트를 지났고, 요금 합계가 17.60유로이다.

한국형 고속도로에 익숙한 우리에게는 여섯 번 요금을 내는 일이 굉장히 불편하게 느껴진다.

 

 

 

고속도로를 벗어나 국도를 타고 시골길을 달린다.

 

 

드디어 메테오라가 있는 칼람파카(Kalampaka) 마을 이정표가 나타났다.

주변의 산세와 바위가 점점 재미있어 진다.

 

 

 

저 앞에 보이는 바위산 아래가 칼람파카 마을인데  느낌에 10km는 됨직한 거리를 일직선으로 달린다.

 

 

칼람파카 마을을 지나 우측으로 돌자마자 하늘의 구름과 함께 아주 멋진 모습의 바위가 나타난다.

 

 

그 바위 서쪽에 있는 카스트라키(Kastraki) 마을 언덕에 우뚝 서있는 호텔 메테오라(METEORA)가 우리가 3박을 예약한 호텔이다.

  

 

호텔 로비에 들어서자 내 시선을 사로잡는 거대한 사진이 벽에 걸려있다.

새벽안개 자욱한 메테오라에서 참선에 열중하는 수도자의 모습이다.

내가 진정 찍고 싶은 사진이 이런 사진인데 연출 없이는 찍을 수 없을 테니 이 사진을 사진 찍어 가야겠다.

 

 

우리에게 배정된 306호실에 여장을 풀고 실내를 둘러보니 4 스타 호텔답게 넓고 깔끔하다.

앞문을 열고 베란다로 나간 나는 깜짝 놀랐다.

좀 전에 언덕으로 오를 때 차 안에서 봤던 아주 멋진 바위산을 그대로 눈 앞에다 옮겨다 놓은 것이 아닌가.

 

 

웅장한 바위산의 모습이 가장 아름다운 자세로 앉아 있고

그 아래 칼람파카 마을의 빨간 지붕들이 석양으로 물들기 시작하고 있다.

 

 

 

 

혹시나 일몰을 볼 수 있지 않을까 숨도 멈춘 채 기다렸으나

반대편에 떨어지는 해로 인해 붉게 타는 바위와 마을을 담는 것으로 만족했다.

 

 

이어 땅거미가 지면서 펼쳐지는 칼람파카 야경은 황홀경의 연속이었다.

일부러 찾아가도 만나기 어려운 비경을 맞아 황홀경에 젖었다가

정신을 차려 호텔 구조를 살펴보니 306호의 위치가 핵심 포인트였다.

방향각을 살펴보니 내일 아침은 분명 일출을 맞을 수 있을 것 같았다.

 

 

 

밤새도록 멋진 메테오라의 일출을 맞는 꿈을 꾸다가 아침 5시에 일어났다.

베란다를 들락거리며 일출 상황을 점검해 보지만 감을 잡기가 어렵다.

6시 50분쯤 되자 여명이 시작되고 바위 한가운데서 해가 오를 것이라는 확신이 섰다.

 

 

드디어 7시 3분에 정확히 바위 한가운데로 해가 솟는다.

 

 

 

나는 새들도 찬란한 태양을 노래하며 힘차게 날아오르고

바위 아래 칼람파카 마을에도 서서히 서광의 빛이 쏟아진다.

 

 

 

우연히 맞은 행운이지만 이런 행운을 맞이하기란 골프 경기에서 홀인원을 하는 것만큼 어렵다.

이제 메테오라의 이틀간 일정이 순조롭게 풀려갈 것이라는 희망을 안고 아침 식사를 하러 호텔 레스토랑으로 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