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가하우스펜션에서 하루를 더 묵고 다음날 새벽 형제섬 일출을 보러 바닷가로 나갔다.
전날 보다는 일기예보도 좋았고, 전날 베란다에서 일출의 방향각도 대략 감을 잡았으므로 기대가 컸다
뿌옇게 밝아오는데도 진사들의 모습이 댓명 밖에 없고 그나마 외지에서 온 초행 진사들이다.
어제 베란다에서 감 잡은 방향각에 맞춰서 이동이 쉽도록 도로변에 위치를 정하고 기다리는데 점차 여명이 짙어져 온다.
수면에 깔린 구름층으로 봐선 오메가를 보긴 어려울것 같고, 두 섬의 가운데 있는 작은 바위 위로 해가 뜨도록 위치를 잡아야 한다.
그런데 아무리 봐도 현재 위치에선 오른쪽 섬보다 더 오른쪽 방향에서 해가 떠 오를 것 같다.
두 섬의 가운데로 해를 넣기 위해서는 우리가 더 많이 왼쪽으로 이동해야 되는데 도로변에서는 최대로 이동해도 모자란다.
방법은 바닷가에 깔린 바위 위를 넘어서 목책 저 안쪽 물가까지 안으로 들어가야 한다.
삼각대에 매달린 카메라와 가방을 둘러메고 울퉁불퉁 거친 바위를 넘어서 달려가기에는 무리이다.
결국은 예측대로 오른쪽 섬의 어깨 위로 해가 떠 올랐다.
옆자리에 있던 젊은이 둘이 물가 쪽으로 이동했지만 도착하기도 전에 해가 떠올라 가다가 멈춰야 했다.
근사하게 떠 오르던 해는 멋있는 사진을 만들려는 사람들의 애타는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구름속으로 빨려들어가기 시작한다.
짧은 순간 활짝 갠 모습을 보여준 해는 구름속으로 숨어버리고 감감 무소식이다.
언제 다시 형제섬 일출을 보러 이곳에 올 수 있을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날씨 예측이 어렵다는 형제섬 일출을 이정도로 만날 수 있은 것만도
하느님의 도우심이라 생각하고 만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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