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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화출사/강원권

선자령의 여름꽃 200812

올해는 선자령의 여름꽃들 중에서 애기앉은부채를 멋지게 담아오는 것이 야생화 출사 목표 중의 하나이다. 그동안 선자령 여름꽃 출사를 5년째 갔지만 두 번은 타이밍이 너무 일렀고, 세 번은 맑은 날을 골라서 갔는데도 선자령에만 비가 와서 숲 속 어두운 곳에서 애기앉은부채를 멋지게 찍기에는 불가능이었다.

8월 초순에 출사 일정을 잡아놓고 장마 때문에 계속 밀리다가 더 이상은 미룰 수 없어서 비를 맞으며 출발했다. 아침 7시에 출발했지만 평일인데다 비도 뿌리고 있어서 교통 상황은 좋았고 여주를 지나자 비도 멎었다. 하지만 구 대관령 휴게소 아래는 맑아도 위는 비가 오는 정도로 날씨를 예측할 수 없는 선자령인지라 기대를 하지 않고 대관령 휴게소로 오른다.

운이 좋게도 날씨는 맑고 오랜만에 햇볕까지 난다. 하느님께 감사드리며 먼저 금꿩의다리 서식지로 갔다.

 

 

 

선자령에 금꿩의다리가 여러 곳에서 살고 있지만 이 곳에는 꽃 색깔이 흰 금꿩의다리가 살고 있어서 많이 찾는다. 재작년 8월 12일에 흰색의 금꿩의다리가 한창 만개였는데 올해는 이미 다 꽃이 지고 씨방이 맺어 있다. 기나긴 장마 때문에 기온이 낮아 개화시기가 늦어질 것으로 예측한 내 생각이 완전히 빗나갔다. 보라색 금꿩의다리도 끝물로 가고 있다.

 

 

길가에서 털복숭이 털향유도 찾아 재회의 인사를 나눈다.

 

 

등산로 입구로 이동하여 주차를 하고 본격적으로 애기앉은부채 탐사에 나선다.

 

 

애기앉은부채도 타이밍이 좀 늦은 것 같다. 개체수는 비교적 많으나 대부분 검게 시들어 가고 있다. 긴 장마로 인해 결국 나도 수재민이 된 셈이다.  애써 싱싱한 녀석을 찾아가며 정성을 다해 담는다. 그래도 지금까지 내가 담은 애기앉은부채 사진으로는 최고 작품을 건졌다.

 

 

 

많은 비가 왔으니 계곡에 수량이 풍부할 것이라는 예측이 맞았다. 미리 준비해온 계곡버젼 장타임 놀이도 즐겨본다.

 

 

 

다음은 선자령의 귀하신 몸 중 하나인 제비동자꽃을 만나러 국사성황당 가는 길로 올라간다.  국사성황당 방향으로 왼쪽 길가에 제비동자꽃이 서식하는데, 하필이면 왼쪽 길가 폭 1m가량을 성황당까지 제초를 해버렸다. 얼마 전까지 이 곳에 제비동자꽃 보호 펜스를 쳤던 곳인데 올해는 제초를 한 걸로 봐서는 잡목 제거를 위한 조치인 듯하나 하필이면 지금이라니....., 어쩔 수 없이 오른쪽 길가를 뒤져 간신히 한 무리를 찾았다. 이정도도 행운이다.

 

 

국사성황당 가는 길가에서 참취꽃도 담았다.

 

 

동자꽃에 붙어 꿀을 빠는 이녀석은 호랑나비를 닮았는데 정확한 이름을 모르겠다

 

 

국사 성황당은 범일 국사의 화상을 모시는 성황당으로 다음과 같은 설화가 전해져 내려온다. 

 

옛날 한 처녀가 대관령 굴산사(掘山寺) 앞에 있는 석천(石泉)이라는 샘에 가서 물을 긷는데 물 긷던 바가지에 물과 함께 해가 들어 있었다. 이에 놀란 처녀는 그 물을 버리고 다시 물을 떴는데 여전히 바가지에 해가 들어 있었다. 세 번째 다시 물을 떴을 때도 바가지에 해가 들어 있어 목마른 터라 하는 수 없이 그 물을 마셨다. 그 일이 있은 후 처녀의 배는 점점 불러오기 시작했고, 달이 차서 아이를 낳아 보니 아들이었다. 아비 없는 자식을 낳아 주변의 핀잔은 물론 가족들까지 외면하자 처녀는 아이를 뒷산 학바위 밑에 버렸다.

어린아이를 버리고 밤새 잠을 이루지 못한 처녀는 아침 일찍 울면서 아이를 버린 학바위를 찾아갔다. 밤새 얼어죽지는 않았을까, 산짐승들이 물어가지는 않았을까, 이런저런 걱정을 하며 도착해 보니 날짐승과 산짐승들이 따뜻하게 아이를 보호해 주고 있었으며 아이는 편안하게 잠들어 있었다. 이 광경을 본 산모는 필경 하늘의 뜻에 의해 이 아이가 태어났음을 짐작하고 아이를 다시 집으로 데리고 왔다.

아이는 자라면서 말을 하지 못하다가 일곱 살이 되어 비로소 말을 하는데 첫 말이 “내 아버지가 누구냐”고 묻는 것이었다. 아이의 외할아버지는 아이에게 사실대로 이야기를 해주었다. 범상치 않은 아이임을 알게 된 외할아버지는 아이를 당시의 수도인 경주로 보내어 공부를 시켰다. 그 곳에서 아이는 열심히 공부하여 국사(國師)가 되었고 그 지혜와 총명함은 중국에까지 이름을 널리 떨치게 되었다.

훗날 국사는 굴산산에서 지팡이를 던져 꽂힌 자리에 사찰을 지었으며 이름을 심복사(尋福寺)라 하였다. 또 국사의 탄생은 바가지에 해가 담긴 물을 마셔 태어났다고 하여 범일(梵日)이라 부르게 되었다.

세월이 흘러 범일 국사는 강릉에서 살게 되었는데 마침 난리가 났다. 범일대관령에 올라가 도술로 산천초목(山川草木)을 모두 군사로 변하게 하여 적군이 감히 근접하지 못하게 하였으며 급기야 적군은 많은 군사를 보고 도망을 갔다. 이렇듯 강릉을 지켜온 범일 국사는 죽어서 대관령의 서낭신이 되었다.

 

그리고 강릉 단오제가 시작되면 대관령 국사 성황신과 대관령 국사 여성황의 위패를 함께 단오장에 모시고 갔다가 단오제가 끝나면 다시 모시고 온다.

 

 

 

국사 성황당 앞에는  궁궁이와 어수리의 군락이 있다. 성황당 관리인 집 앞에는 만삼 군락도 있다.

 

궁궁이

 

어수리

 

만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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