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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이야기/가족

양력과 음력이 만나는 네 번째 생일 211008

2021년 10월 8일 (음력 9월 3일), 오늘은 내가 76번째 맞이하는 생일이다.

 

 

 

누구나 매년 한 번씩 맞이하는 생일이니 특별할 것도 없다. 지난 일요일에 남동생 부부와 함께 고향 선영을 찾아 성묘도 하였고, 귀경길에 청주시 오창에 사는 여동생 집을 방문하여 삼 남매 부부 여섯 명이 오창의 횟집에서 축하 회식도 했다. 다음 날은 큰아들이 손녀들 데리고 와서 전가족이 내가 좋아하는 스테이크 외식 후 집에서 케이크 컷팅도 했다.

 

그래서 생일이 끝났다고 생각하고 정작 생일인 오늘은 잊어버리고 있었다. 그런데 까꾹 하는 카톡 소리에 잠을 깨고부터 계속하여 울리는 축하 메시지에 정작 오늘이 내 생일임을 실감한다. 세상이 좋아서 멀리 미국, 김천, 서울 등지의 고교 동창, 대학 동창, 옛 회사 동료들, 심지어 작은 기부를 하고 있는 대학과 자선단체들에서 까지 많은 축하 메시지를 보냈다.

 

기관이나 단체들은 그렇다 하더라도 개인적으로 메세지를 보낸 친구들은 어떻게 내 생일을 알았을까 궁금하기도 하다.

모든 공식 서류에는 양력으로 되어 있어서 다른 사람들이 아는 내 생일은 10월 8일이다. 그러나 내가 챙기는 생일은 음력 9월 3일이어서 사실상 양력 10월 8일은 무관심하게 지난다. 그런데 올해는 양력 10월 8일과 음력 9월 3일이 같은 날이다. 출생한 날에 출생신고가 된 사람들은 매 19년마다 양력과 음력이 같은 날로 만난다. 그래서 오늘로 내 생애 네 번째 양력과 음력이 만나는 생일을 맞이했다. 차분히 생각해 보니 나름 의미가 있는 날이라고 생각된다.

 

오늘로서 내 생애 양력과 음력이 만나는 생일은 마지막일지도 모른다. 다섯 번째 양력과 음력이 만나는 생일을 맞으려면 내 나이가 95세가 되어야 한다. 앞으로 19년을 더 살아야 한다는 말이다. 흔히들 100세 시대라고 하지만 쉬운 일이 아니다. 말할 것도 없이 건강이 받쳐줘야 가능한 일이다. 병원에서 연명이나 하는 삶은 의미 있는 삶이라고 할 수 없다. 그런 맥락에서도 나라 걱정 정치 걱정 같은 무거운 짐은 주인 세대인 젊은이들에게 맡겨 놓고, 정신 건강, 육체 건강을 위해 시름은 털어버리고 즐거음을 찾아 산천경개 유람이나 다니는 것이 100세를 향한 삶의 방향이 아닌가 생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