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신년 초에 년례행사로 해오던 동해안 일출여행을 올 해는 제주도로 가기로 했다.
제주도 일출명소로 널리 알려진 서귀포시 안덕면의 형제섬과 성산읍 성산일출봉 위로 떠오르는 일출을 찍고
운이 좋으면 서귀포시 호근동 돔베낭골의 문섬 위로 떠오르는 일출까지 노려 3박4일의 일정을 잡았다.
또한 12월부터 피기 시작한 동백꽃을 찾아 서귀포시 내 유명 동백꽃 단지 세 곳을 출사목표로 잡았다.
동해안과는 달리 제주도의 겨울은 날씨의 변화가 워낙 심하고 순간적이어서 일기예보도 소용이 없다.
당초 1월 2일 출발하여 5일 돌아오는 일정이 일기불순으로 세번이나 변경되어 16 ~ 19일정이 되었다.
이 기간 중에 폭설로 비행기가 결행되어 발이 묶여 고생한 제주도 여행객도 많았다.
겨울이라 관광객이 적고, 중국인들이 오지 않아 항공과 숙박시설이 남아돌아 일정변경이 가능했다.
출발 당일 일기예보가 출발일인 16일부터 17일 오전까지 비가 오고 17일 오후부터 19일까지 구름낀 맑음이다.
가는 날 하루만 비가 오고 이틀간에 형제섬과 성산일출봉 일출이 가능하겠기에 출발을 강행했다.
동백꽃 단지들이 가까운 안덕면 사계리 해안도로변의 바닷가하우스라는 펜션에 이틀간의 여장을 풀었다.
다음날 아침에 일어나 보니 비가 온다는 예보를 비웃듯이 비는 그치고 하늘에 잔뜩 낀 구름이 오히려 멋진 장면을 연출하고 있다.
펜션 303호실 베란다에서 바라보니 정면에 형제섬이 손에 잡힐듯이 가까이 있고
하늘의 구름과 까만 현무암에 부디쳐 부서지는 하얀 파도의 포말이 장관을 이룬다.
왼쪽으로 산방산이 여명의 안개속에 위용을 자랑하며 버티고 있고
산방산을 끼고 주변을 흐르는 구름의 모양이 시시각각으로 변한다.
오른쪽으로는 최남단 마라도가 보인다는 송악산의 해안절벽이 바닷바람을 막아주고 있다.
7시 50분 쯤이 되자 전혀 기대하지도 않았던 일출의 조짐이 보이기 시작한다.
형제섬 보다는 오른쪽 방향각이긴 하지만 두꺼운 구름층 위로 붉은 기운이 짙어진다.
드디어 구름층 위로 햇님이 얼굴을 내밀기 시작한다.
구름층이 워낙 두꺼워 햇님이 헤쳐 나오질 못하고 계속하여 숨바꼭질을 한다.
드디어 햇님이 구름층을 벗어나 밝게 얼굴을 내밀었다.
곧 이어 하늘 상층부를 짙게 덥고 있는 검은 구름속으로 햇님은 사라져 버리고
길게 깔린 흰구름의 띠가 어두운 바다에 외로이 떠있는 형제섬을 감싸주고 있다.
오늘의 전혀 예상치 못했던 일출이 형제섬과 햇님의 방향각을 알려 주었고
내일에 대한 기대감으로 활기찬 오늘을 시작하게 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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