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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주교성지순례/광주대교구

<국내성지104> 나주 순교자 기념 성당 190321

나주 성당 내에 위치한 순교자 기념 성당은 이춘화 베드로와 강영원 바오로, 유치성 안드레아, 유문보 바오로 등 네 분의 위대한 믿음과 삶을 기리기 위해 세워진 무덤 형태의 경당이다.

공주 출신 이춘화는 1839년 기해박해 때 나주에서 순교했고, 전북 용담 출신 강영원과 경상도 출신 유치성, 전남 장성 출신 유문보는, 1866년 병인년에 흥선 대원군이 천주교에 대한 대대적인 박해령을 내림으로 시작된 병인박해가 거의 끝나갈 무렵인 1871년에 나주 진영으로 잡혀 왔다.

유문보는 모진 고문 때문에 1872년 옥사로 순교하고 강영원과 유치성은 1872년 나주 진영 무학당(현 나주초등학교) 앞에서 백지사형으로 순교하였는데 백지사형은 사지를 묶고 얼굴에 물을 뿌린 뒤에 한지를 덮는 일을 거듭하여 숨이 막혀 죽도록 하는 형벌이다.

 

순교자 기념 성당이 있는 나주 성당 내에는 나주 성당 초대 신부이자 광주대교구 제5대 교구장을 역임한 현 하롤드 대주교 기념관이 있으며 3년 동안 까리따스 수녀회 한국 첫 본원으로 사용했던 건물을 역사 기념관으로 복원하여 초기 수도자들의 생활상을 살펴볼 수 있도록 꾸몄다.

 

(한국천주교성지순례/한국천주교주교회의)

 

 

 

 

나주 성당 주차장에 파킹을 하고 성당쪽을 바라보면 야트막한 언덕 위에 소박한 모습의 나주 본당이 보이고 그 왼쪽에 묵주기도의 성모상이 아기예수를 안고 서있고, 오른쪽으로는 교육관과 사무실이 있는 무학관 건물 위에 예수 성심상이 두 팔을 벌리고 순례객을 환영하고 있다.

그 가운데 성당 앞 언덕에는 정원이 조성되 있는데 마침 붉은 동백과 함께 귀한 흰동백이 한창 꽃을 피우고 있다.

 

 

 

 

 

 

 

 

돌계단을 딛고 언덕으로 올라가면 1937년에 일자형 콘크리트 건물로 지은 나주 성당이 소박한 모습으로 조용히 순례자를 맞이한다.

성당 내부의 제단도 중앙에 십자고상과 제대 왼편에 성모자상을 둔 것 외에는 어떤 꾸밈도 없고, 벽면에도 십자가의 길 14처 외에는 어떤 장식도 없다.

예배자의 눈을 현혹시키는 분심거리가 없어 전례에 집중할 수 있도록 단순 소박화시켜 놓은 것이 나주 성당의 특징이다.

 

 

 

 

 

 

 

성당의 왼편으로 돌아가면 고색창연한 종탑이 서 있고 그 왼쪽에 나주 순교자 성당(경당)이 있다.

 

 

 

4인의 나주 순교자들을 현양하기 위해 만들어진 이 경당은 예수님의 부활을 상징하는 '빈무덤'형태로 꾸며져 있다.

경당 입구에 서있는 60톤의 거석은 '석침사(石針死)'를 당한 무학당 순교자들의 용맹을, 사방이 막혀 캄캄한 경당 내부는 순교자들의 고난을, 관 모양의 제대는 순교자들의 장엄한 죽음을, 경당 안쪽 천장이 없는 회랑은 순교자들의 부활과 영광을 상징한다.

 

 

 

 

 

 

왼편 언덕에 조성되 있는 십자가의 길을 기도를 바치며 따라가노라면 울창한 대나무 숲을 지나 순교자 묘원에 도달한다.

 

 

 

 

 

 

순교자 묘원의 입구에는 십자가를 들고 계신 김대건 신부상이 서있고 울창한 대나무 숲으로 둘러싸인 곳에 네 분의 순교자 묘가 있다.

 

 

 

 

 

 

 

 

 

마침 매화가 만개하는 계절이라 묘원을 둘러싸고 흰 매화가 만발했다.

 

 

 

 

 

 

순교자 묘원 옆에는 고풍스런 단층 적벽돌 건물 하나가 서 있다. 바로 하롤드 대주교 기념관이다.

기념관 내에는 대주교가 본당 주임 시절에 쓰던 타자기를 비롯해 기도서, 십자가, 성합, 제의, 사진 등의 유품들이 전시되 있다는데 지금은 들어갈 수가 없다.

 

 

 

 

 

성당 옆길로 내려오는데 성당을 둘러싸고 남녁지방 특유의 동백이 순교자의 단심을 보여주듯 아직도 붉은 피를 토해내고 있다.

 

 

 

 

마지막으로 순교자 기념 경당 아래쪽에 있는 무학당 조형물 쪽으로 가본다.

나주 초등학교에서 무학당 주춧돌로 추정되는 12개 중 10개의 돌을 옮겨와 그 위에다 무학당을 상징하는 구조물을 세워놓았다.

 

 

 

 

그 옆에는 대나무밭과 토담에 둘러싸인 까리따스 수녀회 한국 첫 본원이었던 한옥 기와집이 복원돼 있다.

1934년에 건립돼 1956년부터 1959년까지 까리따스 수녀회 본원이었던 이 한옥은  2004년에 복원돼 당시 수녀들이 사용했던 각종 유품들을 전시하고 있다.

기념관을 들러본 후 기념관 옆에 줄지어 서 있는 수선화의 작별 인사를 받으며 나주 성당을 떠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