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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화출사/수도권

탄천의 고마리 191017

 

 

 

 

 

분당 탄천에는 고마리가 많다.

내가 분당으로 이사 왔던 3년 전에는 그리 많지 않았던 것 같은데 해마다 영역을 넓히고 개체수도 많아진다.

그런데 올 해는 꽃봉오리를 맺고도 20일이 지나도록 꽃들이 피질 않는다.

 

 

 

 

 

 

 

 

 

 

 

 

 

 

 

 

 

 

 

꽃봉오리만 맺고 꽃이 피지 않는 이유가 바로 요놈들, 오리들 때문이란걸 오늘에야 알았다.

오리들이 꽃이 필만하면 꽃을 따먹어 버리니 맨날 꽃은 없고 꽃봉오리만 남아 있는 것이다.

 

 

 

 

 

 

 

 

 

고마리는 마디풀과 여뀌속의 한해살이 덩굴식물이다.

한해만 살다 죽으니 씨앗으로 종족을 이어가야 하는데, 자신이 이동을 못하니 누군가 씨앗을 퍼트려 줘야한다.

오리가 꽃을 따먹고 여기저기 옮겨다니며 배설을 할 때 씨앗을 옮겨줘서 탄천 전체에 급속도로 퍼진다.

 

 

 

 

 

 

 

 

 

 

 

 

 

꽃을 못봐서 아쉬운 나의 입장에서는 미운 오리새끼이지만

고마리에게는 더없이 고마운 오리가 아니겠는가.

 어쩔수 없이 여기저기 어쩌다 남아 있는 꽃이나 찾아봐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