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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이야기/강원도

광릉요강꽃 주간에 비수구미로 달리다.160504

출사일자 : 2016년 5월 4일 수요일  흐림

출사장소 : 강원도 화천군 화천읍 동촌2리  비수구미마을

 

5월 4일로 예정돼 있던 경상북도 영천군의 보현산 출사가 취소되었다. 기대했던 노랑무늬붓꽃 등이 이미 시들어버렸다는 정보 때문이다. 태백산 출사도 보현산 출사도 모두 물거품이 되어버렸다. 그리고 누구도 꽃밭으로 안내해주려고 초대하는 사람도 없다. 이참에 전부터 가보고 싶었던 비수구미의 광릉요강꽃을 보러가야겠다고 생각하고 연락을 취해오던 비수구미 사이버 이장에게 전화하니 지금이 적기라고 오라한다.

 

 

 

 

 

비수구미마을은 2년전(2014년 5월 10일)에 동백여행사를 따라 처음 방문했었는데 그 때는 이미 광릉요강꽃은 지고 없었다. 작년 5월 초에 방문하려 했으나 남쪽지방의 철쭉관광과 맞물려 여행사 상품이 사람 모집이 안돼어 기다리다 시기를 놓쳐버렸다. 올해도 직접 자동차 운전은 힘들어 국립수목원의 광릉요강꽃으로 만족하고 내년을 기약하려 했으나 단체출사일정이 취소 돼어서 일정에 공백이 생긴터라 비수구미 이장집 민박으로 1박2일 자가운전 계획으로 출발을 하게 되었다.

 

 

 

 

기상청, 케이웨더, 원기날씨 세곳의 일기예보를 참고하여 빛이 좋은 맑은 날을 골라 출발을 했는데도 정작 당일의 날씨는 계속 흐리다. 7시에 출발하여 평일이라 막힘이 없이 파로호에 도착하니 10시다. 파로호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파로호는 온통 짙은 먹구름으로 어두컴컴하다.

 

 

 

 

 

 

좀더 날씨가 좋아지기를 기다리며 우선 평화의 댐으로 갔다. 평화의 댐은 두번째 방문인데 댐뚝에 공사가 한창이라 댐 안쪽으로는 접근이 금지돼 있다. 지난번이나 이번이나 댐에는 물이 전혀 없다. 이번에는 댐 가득한 저수를 기대했는데 가만히 생각해보니 내가 생각이 잘못된 것 같다. 댐 건설목적이 북한의 수공을 여기서 차단하자는 것이므로 물이 가득 저수돼 있으면 안되고 비어 있다가 수공이 있을 때 댐을 막아 물을 차단해야 맞는 것이다.

 

 

 

 

 

 

정오가 되니 가끔씩 해가 얼굴을 내밀긴 해도 여전히 날씨는 흐리다. 일단 비수구미로 가서 점심도 해결하고 이장도 만나봐야 한다. 평화의 댐으로 가는 포장도로에서 비수구미로 들어가는 작은 길을 미처 발견하지 못해 22km나 되는 산길을 두번 왕복하여 겨우 비포장도로로 들어섰다. 강을 따라 마을까지 들어가는 꼬불꼬불한 산길 비포장도로는 어제 내린 비로 진흙물탕이고 벌써 피로해진 몸이 지쳐간다.

 

 

 

 

 

 

 

 

이제 비수구미마을이 보인다. 이 마을은 평화의 댐 건설로 인해 수몰지역이 되기 때문에 주민이 모두 철수 했으나 세가구가 철수하지 않고 남아 있는데 물이 저장되지 않으니 마을이 수몰되지 않고 최고 오지의 청정지역으로 알려져 트래킹을 겸한 관광상품으로 유명해졌다. 동백여행사가 운영하는 상품은 주변의 해산령 꼭대기에 있는 해산터널 앞에서 버스에서 내려 마을까지 비포장 도로를 걸어내려 왔다가 평화의 댐으로 가는 관광코스로 되어있다. 마을 세가구가 다 민박과 산채비빔밥 식사를 제공하지만 특히 안쪽에 있는 사이버 비수구미마을 이장댁이 단체손님을 거의 독식하다시피 하고 있다.

 

 

 

 

 

 

이장집

 

 

 

 

이 사이버 마을이장의 아버님 되시는 분이 평화의 댐 건설공사 당시 현장에서 광릉요강꽃을 발견하여 채취해다 집 뒷산에 심었는데 어렵게 살려냈고 그 후 번성해지자 국립수목원에서 이를 보존하기위해 펜스를 설치해 줬고 이 소문을 듣고 야생화 메니아나 사진가들이 찾아오면 이 어르신의 관리하에 사진을 촬영할 수 있다고 한다. 오늘 내가 여기에 온 것도 이 광릉요강꽃을 감상하고 촬영하기 위한 것이다.

 

 

 

 

아내와 나는 사이버 이장을 만나 인사하고 5가지 산채로 된 비빔밥으로 늦은 점심을 하고 산으로 출타하신 어르신을 기다리면서 집주변 야산에서 막 피어나기 시작하는 금낭화를 촬영하였다. 여전히 빛은 조금 비추다 말다 오락가락 한다.

 

 

금낭화 (http://blog.daum.net/ygkgyou/617)

 

 

 

 

 

 

 

 

 

 

 

 

드디어 어르신이 오셔서 펜스의 문을 열어 주신다. 펜스는 제일 바깥문을 통과하면 그 다음이 고라니등 동물의 침입을 제어하는 두번째 문과 세번째의 펜스를 열고 들어가면 전망대로 갈 수 있다. 목제 울타리로 되어있는 전망대에서 많은 수의 광릉요강꽃과 복주머니란을 관찰하고 촬영할 수 있다. 숲이 너무 우거져 있어 맑은 날씨에도 빛을 보기는 어려울 것 같다. 이것만 해도 국립수목원 보다는 낙원이다.

 

 

광릉요강꽃 (http://blog.daum.net/ygkgyou/132)

 

 

 

 

 

 

 

 

 

 

 

 

 

 

 

 

 

 

 

 

 

 

 

 

 

 

 

 

 

 

 

 

 

 

 

 

 

 

복주머니란 (http://blog.daum.net/ygkgyou/611)

 

 

 

 

 

 

 

 

 

 

 

 

전망대에서 촬영하는 것만으로도 적정기의 싱싱한 광릉요강꽃을 웬만큼 담을 수 있었지만 어느정도 담고나니 마지막 네번째 펜스가 막고 있는 저 안쪽에 있는 무더기 광릉요강꽃 무리에 욕심이 생긴다. 옆에서 꽃밭을 손질하며 우리의 촬영이 끝나기를 기다리고 있는 어르신과 대화를 시도해 본다. 소문으로는 팔순이 넘었다고 들었는데 너무 정정하셔서 칠십대로 보인다고 생각했는데 얘기를 하다보니 나보다 한살이 위이다. 어떻든 40년 직장생활에서 얻은 대인관계 설득력을 발휘하여 절대로 열리지 않는다는 네번째 펜스를 열었다. 정말로 환상적인 꽃밭이다. 여기까지 힘들게 온 보상을 모두 받은 느낌이다.

 

 

광릉요강꽃

 

 

 

 

 

 

 

 

 

 

 

 

 

 

 

 

내려오는 길에 한 그루 으름덩굴나무를 만났다. 이 꽃도 처음 대면하는 꽃이다.

 

 

으름덩굴 (http://blog.daum.net/ygkgyou/618)

 

 

 

 

 

 

 

 

 

 

 

 

 

 

어르신과 아들 이장님께 감사를 드리고 해질녁이 되니 모든사람들이 돌아가고 이장님 가족들과 우리 두사람만 남았다. 어제 내린 비로 계곡물이 불어나 물소리만 우렁찬데 고즈넉한 깊은 산골의 밤은 시작되고 있었다. 이집에서 기르는 토종닭으로 끓인 백숙과 참이슬 한병을 앞에 놓고 평상 아래로 내려다 보이는 계곡풍경에 흠뻑 젖어본다.

 

 

 

 

술기운에 깜박 잠이 들었다가 깨어서 밖으로 나와보니 하늘에 별이 총총하다. 도시에서는 볼 수 없는 별무리가 손에 잡힐 듯 가까운데 앞개울 물소리는 별들의 합창 같이 아름답게 들린다. 모처럼의 절경을 머리속에만 남길 수없어 사진쟁이 답게 삼각대와 카메라를 들고 나와 장난을 해 본다.

 

 

ISO 800 + 10 초

 

 

 

30 초

 

 

 

60 초

 

 

 

100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