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그리스 여행 마지막 코스인 산토리니로 간다.
자킨토스에서 직접 산토리니로 가는 항로가 없어서 아테네로 가서 산토리니 국내선을 타야 한다.
여행 비수기에 연이어 네 번을 이용하는 고객에 대한 서비스인지 스카이 익스프레스가 아테네 공항의 비즈니스 라운지를 이용하게 해 준다.
산토리니 공항에 도착하여 허츠 렌터카에서 가장 작은 차를 렌트했다.
여기서는 이동 거리가 많지도 않고 도로도 좁고 주차장 사정도 좋지 않아 큰 차가 불편하기 때문이다.
산토리니 섬(Santorini)은 그리스 에게 해 남부에 자리 잡은 작고 둥근 모양의 화산 군도이며, 그리스 본토와는 약 200km 정도 떨어져 있다.
이 섬은 티라 섬(Thera)이라고도 하며, 키클라데스 제도의 최남단에 자리 잡고 있다.
행정구역상 티라 시(인구 12,440명)와 오이아(인구 1,230명, 서쪽 테라시아 섬 해안의 268명 포함)로 구성되어 있다.
주변의 무인도인 네아 카메니, 팔라이아 카메니, 아스프로니시, 크리스티아나 섬(모두 티라 시에 속한다)을 포함한 섬의 총면적은 90.623 제곱킬로미터이다.
산토리니는 원래 큰 섬 하나가 있다가 화산 폭발로 고대의 취락을 파괴하며 남은 잔해물로, 칼데라 지형을 이루고 있다.
이 섬의 아름다운 절경과 밤의 유흥 덕분에 유럽 최고의 관광지로 꼽히는 곳이다.
지도 상의 동그라미 친 곳이 3박 4일 동안 우리가 집중적으로 탐방하게 될 곳이다.
우리는 산토리니의 행정구역상 수도인 티라 마을에 호텔을 예약했으므로 호텔을 찾아 티라 마을로 갔다.
포장도 제대로 되지 않아 먼지 날리는 언덕길을 올라 티라 마을 8번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우리만 남겨두고 아들이 호텔을 찾으러 갔다.
기다리는 동안 주변을 둘러보니 완전히 시골마을이다.
한국의 데이지 비슷한 이름 모를 꽃들이 공터마다 지천이다.
아들이 예약한 호텔은 알아 왔는데 여기서 예기치 못한 사고가 발생했다.
비포장 도로에서 돌멩이를 잘못 밟아 미끄러지면서 발목 인대를 다쳤다.
이로 인해 남은 4일간의 여행기간 중 고통스럽고 한국에 돌아와 한 달간 깁스를 해야 했다.
예약한 호텔에서 가장 가까운 주차장이 9번 주차장이었다.
여기다 차를 파킹하고 여행가방을 끌고 5분 정도 걸어가니 호텔이 있다.
호텔로 가는 도중에 있는 교회건물의 벽에 조각된 산토리니의 지도 모형이다.
산토리니를 상징하는 하얀색의 벽과 파란색의 문이다.
산토리니는 건물 전체가 흰색이고 지붕의 돔과 문만이 파란색이다.
골목을 따라 걸어가는데 주위에 보이는 풍광들이 특이하고 신비롭다.
이 문이 우리가 묵을 호텔로 들어가는 입구이다.
깎아지른 절벽에 요리조리 길을 내고 건물들을 지어 놨다.
여기가 우리가 3박 4일 머무를 호텔이다.
호텔 이름은 안드로마치, 그리스 여신의 이름이다.
Hector신의 정숙한 아내라는데 이름만큼이나 호텔도 조용하고 깨끗하다.
호텔 테라스 아래로는 절벽이고 검은 물빛 에게 해가 호수처럼 잔잔하고 그 위로 섬들이 졸고 있다.
오른쪽으로는 옆 마을인 피로스테파니 마을의 전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문을 열고 동굴 속 호텔 안으로 들어서자 눈이 둥그레질 정도의 아방궁이 우리를 맞는다.
좁은 공간에 불편함 없이 아기자기하게 잘도 꾸며 놓았다.
이 호텔 숙박요금이 비수기 50% 할인을 해서 하루에 400유로라고 한다.
에게 해를 전망하는 호텔은 모두 그 정도 요금이고, 수영장을 비치한 이아마을의 호텔은 지금도 하루 1,000유로라고 한다.
산토리니가 전 세계 신혼커플들의 로망의 여행지로 인기가 높은 이유를 알 것 같다.
수영장까지 딸린 나만의 백색 공간에서 타인의 방해를 받지 않고 휴식을 즐길 수 있도록 배려되어 있다.
아들의 효도로 졸지에 우리는 칠순여행이 아니라 신혼여행이 되어 버렸다.
때 맞추어 펼쳐지는 에게 해 일몰 쇼의 장관이 우리를 무아의 황홀경으로 몰고 갔다.
옆 동네 피로스테파니 마을의 환상적인 야경을 꿈인지 생시인지 동키맥주 한잔에 꿈속으로 빠져 들었다.
꿈결에도 내 머릿속을 자극하는 생각이 떠나지 않는다.
여기는 섬. 이 마을 전망대에 올라가면 떠오르는 아침해를 볼 수 있을 것이다.
부리나케 일어나니 6시 반, 호텔 뒤에 있는 전망대로 올랐다.
예상대로 날씨도 맑았고 떠오르는 해도 힘차다.
산토리니는 나에게 행운의 여행지이다. 보고 싶은 대로, 생각한 대로 이루어진다.
전망대를 내려오면서 아침햇살을 받아 붉게 빛나는 마을을 구경하며 호텔로 돌아온다.
호텔에 돌아오니 8시 반, 어제 오더해 둔 호텔 제공 조식이 테라스에 준비되어 있다.
세 사람이 각기 다른 음식을 주문했는데 깔끔하고 맛깔스럽게 생겼다.
아침 식사가 끝나면 산토리니 여행의 핵심인 이아마을로 가서 흰 벽과 파란 지붕의 매력을 맘껏 즐기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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