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테네 공항에서 낮 12시에 출발하는 스카이 익스프레스 국내선 비행기를 타고 자킨토스 섬으로 갔다.
그리스는 아직도 국내선 비행기는 대부분 프로펠라기여서 하필 좌석이 프로펠라 옆 창가인 나는 한 시간 동안 고문을 당해야 했다.
프로펠라 소음이 멎으면서 자킨토스 공항에 도착했다.
공항 주변은 한적한 시골역 같은 풍경이다.
공항 청사안 벽에는 도처에 자킨토스의 랜드마크인 나바지오 해변 사진이 걸려있다.
청사 안에 있는 허츠 사무실에서 자동차를 렌트하고 자킨토스 관광지도를 얻었다.
섬에서 돌아 다녀야 할 곳이 대부분 산악지대여서 힘이 좋은 짚으로 선택했다.
자킨토스(Zakynthos)는 그리스 이오니아제도에서 세 번째로 큰 섬으로 최남단에 위치하고 있으며, 면적은 410km 2이고 해안선은 약 123km이다.
이 섬의 이름은 전설에 나오는 아르카디아인 추장 다르다노스의 아들인 자퀸토스에서 유래되었다.
자킨토스 섬은 관광 산업이 발달하였고, 특히 나바지오 해변(Navasio Beach)이 유명하다.
드라마 '태양의 후예'에서 송중기 송혜교 커플이 나바지오 해변에서 촬영을 한 후로 한국에도 잘 알려져 있다.
우리는 지도의 오른쪽에 있는 자킨토스 다운타운의 호텔에 여장을 풀고, 다운타운과 아래쪽의 카메오 섬(Cameo Island)을 둘러보고
다음날 지도 왼쪽의 나바지오 해변과 신기아 해변(Xingia Beach)을 관광할 예정이다.
다운타운으로 들어가서 중심에 있는 페닉스 호텔 (PHOENIX Hotel) 310호실에 여장을 풀었다.
시내 중심가에 있어서 엘리베이터(4인승)나 식당이 좁고 객실도 많이 협소하나 시설은 깨끗하다.
전용 주차장이 없어서 선착장이나 주택가 도로에 적당히 주차해야 한다.
잠시 휴식을 취한 후 시내 관광에 나섰다.
부두를 끼고 앞면의 바다와 뒷편에 있는 낮은 산 가운데에 타운이 형성돼 있다.
호텔 바로 옆에 박물관과 광장이 있다.
광장 중앙에 디오니시오스 솔로모스(Dionysios Solomos) 동상이 서있다.
그는 자킨토스 섬에서 태어난 대주교로 자킨토스 수호성인이다.
좁은 골목마다 주차된 차량으로 꽉 차 있다.
나무 이름은 잘 모르겠지만 특이한 형태로 전지된 가로수이다.
성 디오니시오스 교회(st. Dionysios Church)이다.
이 섬에서 태어난 수호성인 디오니시오스 대주교를 기리는 교회이다.
종탑이 높아서 섬 어디에서나 다 보인다.
시내를 대충 둘러보고 차를 타고 남쪽으로 조금 떨어져 있는 카메오 섬(Cameo Island)으로 갔다.
이 섬이 있는 부두에는 많은 요트들이 정박해 있고 기이한 모양의 바위가 비스듬히 누워있다.
부두 앞바다에 떠 있는 카메오 섬이다
예전에는 섬과 부두를 잇는 다리가 놓여있어서 다리를 건너 섬안의 커피숖에서 커피를 즐겼다는데 지금은 철거되고 없다.
다시 다운타운으로 돌아오는 길 좌우에 올리브(Olive) 농장이 많이 보인다.
호텔 옆에 있는 상당히 고급스럽게 보이는 레스토랑에서 자킨토스의 만찬을 즐겼다.
섬이라서 특산물로 랍스터와 도미구이를 시켰고 와인을 곁들여 맛있게 먹긴 했지만
170유로가 적힌 계산서를 받아들고 바가지 쓴 것 같은 기분이 들어 찜찜했다.
다음날 아침 호텔 조식을 마치고 9시경 나바지오 해변 (Navasio Beach)으로 짚을 몰았다.
약 40분 걸리는 거리를 폭이 좁고, 때로는 비포장이고, 구불거리는 산악길을 올랐다 내렸다 하며 포트 브로미라는 선착장에 도착했다.
나바지오 해변은 배를 이용하지 않고는 접근할 수가 없다.
사진에 보이는 이런 배로 나바지오 해변까지 관광을 하고 다녀오는데 한 시간 정도 소요되고 요금은 200유로이다.
보통은 10명 정도가 타지만 손님이 우리 뿐이어서 200유로에 전세 낼 수밖에 없다.
아침부터 흐리던 날씨가 바람까지 불어온다.
외해로 나갔을 때 파도가 거세면 저런 배로 견딜수 있을지가 걱정이 된다.
우리 외에 유일한 손님인 중국인 여자 4명이 항해를 마치고 돌아온 터라 물어보니 괜찮다고 한다.
일단 걱정은 되지만 배를 타고 나바지오 해변을 향해 출발했다.
내해에서는 비교적 순조롭게 항해를 해서 나는 사진도 찍고 기암괴석과 이채로운 풍경을 감상하면서 갔다.
이윽고 해안을 벗어나 외해로 들어서자 거센 풍랑과 함께 파도가 배를 삼킬 듯이 달려든다.
보트 선장은 염려 말라는 듯 우리를 보고 웃고 여유있게 키를 잡고 있지만
우리는 괜히 보트를 탓다는 후회와 함께 손잡이를 꽉 움켜잡고 납작 엎드리고 있는 사이 목적지에 도착했다.
나바지오 해변(Navasio Beach)이다.
이 곳은 자킨토스 섬의 대표적인 관광지이며, 에메랄드빛 물빛과 풍광이 아름다워 세계 10대 아름다운 해변에 들고, 유럽 사람들이 즐겨 찾는 관광지이다.
드라마 '태양의 후예'에서 송송 커플이 우리가 타고온 것 같은 보트를 타고 해변에 들어오는 장면이 방영된 후로 한국에도 많이 알려졌다.
이 해안은 백사장에 놓여 있는 난파선으로 인해 쉽백 비치(Shipweck Beach)라고도 불린다.
이 난파선은 밀수선으로 1980년에 그리스 해군에게 쫓기다가 난파되어 버려졌다고 한다.
지금은 이 난파선으로 인해 더 유명한 관광지가 됬다.
성수기인 여름에는 해변 모래사장에 내려 수영을 즐기는 곳이지만 지금은 물도 차고 파도가 강해서 내릴 수가 없다.
흔들리는 보트 안에서 기념사진만 찍고 되돌아 나왔다.
되돌아오는 길은 여전히 파도가 세지만 바람이 순풍이어서 주변을 돌아볼 여유가 생겼다.
시간이 충분히 남아 선장은 바위 해안으로 접근해 우리에게 기묘한 바위 형상들을 구경시켜 주었다.
바위 동굴 속으로 들어간다.
에메랄드빛 물빛이 다각도로 변하고 동굴 속은 배가 자유로울 정도로 넓다.
바위산에는 작지만 여러 가지 형태의 동굴이 있다.
이 동굴은 두 개의 동굴이 연결되어 있어 안으로 들어가면 재미있는 형상들을 볼 수 있다.
이 바위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미의 여신 아프로디테의 코를 닮았다는 선장의 설명이다.
서양과 동양의 미의 대결이다.
선착장으로 되돌아온다.
선착장이 두 곳이 있는데, 이 곳에서 송송 커플이 보트를 내리고 선착장으로 올라가는 장면을 촬영했다고 선장이 가리킨다.
한국에 돌아가거든 홍보를 잘해달라고 부탁한다.
우리가 출발했던 선착장이다.
무사히 도착해서 안도의 숨을 쉬었지만 사실 파도에 배가 뒤집히지 않은 게 다행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나비지오 해변을 관광하는 다른 하나의 방법으로 산 위에 있는 전망대로 가서 내려다보는 방법이 있다.
다시 짚을 몰고 산정으로 올랐다. 짚을 렌트한 것이 탁월한 선택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아들이 이번 여행을 위해 세심한 부분까지 신경을 써서 준비를 했음을 알 수 있다.
전망대에서 내려다본 나바지오 해변 모습이다.
아찔한 절벽 저 아래로 에메랄드빛 바다와 하얀 백사장이 과연 세계 10대 아름다운 해변으로 뽑힐만하다.
전망대 주변 산에는 봄을 맞아 야생화들이 천국을 이루고 있다.
자연 그대로의 청정지역을 좋아하는 유럽인들에게 로망이 될만한 아름다운 자연경관이다.
산정에 지천으로 깔려있는 야생화 중에서 가장 많이 퍼져있는 꽃이 Rock Rose(반일화)이다.
지중해 연안이 원산지인 이 나무는 우리나라의 산철쭉 나무와 비슷하고 꽃은 찔레를 닮았다.
이 꽃의 잎과 줄기에 상처를 내어 얻어내는 액체가 사람들의 고통을 치유하는 몰약이 된다.
성경에 동방박사가 아기 예수에게 바쳤던 몰약이 바로 이 몰약으로 유명하다.
이 반일화는 한국에도 수입되어 원예상에서 거래된다.
(반일화 상세 설명 http://blog.daum.net/ygkgyou/1149)
흰색의 반일화도 여기저기 섞여서 같이 피고 있다.
이 노란색의 야생화는 한국의 다북고추나물과 비슷한데 정확히 어떤 이름인지는 모르겠다.
전망대를 나와 이런 산길을 따라 더 아래로 내려가면 백사장의 난파선이 더 잘 보이는 포인트가 있다.
언덕을 따라 더 내려가 보았다.
이런 표지물 너머에서 바라보는 백사장과 난파선이 가장 정확하게 잘 보인다.
이 지점에서는 저 멀리 반대 방향의 해안선 풍경도 멋지다.
야생화들도 흐드러지게 피어있다.
다시 전망대 쪽으로 올라와 짚을 타고 전망대를 떠나 섬의 북쪽에 있는 신기아 해변으로 갔다.
신기아 해변(Xingia Beach)으로 내려가는 입구에는 노란 꽃을 피운 이름 모를 커다란 나무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양쪽 바위 사이로 난 입구를 따라 해변으로 내려갔다.
신기아 해변 (Xingia Beach)은 양쪽 절벽 사이에 있는 아담한 해변인데
유황온천으로 해변에서 독특한 냄새가 나지만 피부에 좋다고 알려져 많은 사람들이 찾아와 해수욕을 즐긴다.
지금은 비수기여서 해수욕을 하는 사람이 없는데 마침 여성 한 분이 비키니 차림으로 일광욕을 즐기고 있었다.
해변에는 이름 모를 야생화들이 봄을 구가하고 있다.
이 노란 꽃은 한국의 벌노랑이를 닮았지만 같은 꽃인지는 확인할 수가 없었다.
이 꽃은 역시 이름을 확인하지 못했고 한국의 야생화 중에는 갯무랑 비슷한 것 같다.
호텔에서 나바지오 해변으로 가는 길과 돌아오는 길 양편으로 올리브 농장들이 무척 많다.
올리브 섬이라고 이름 붙여도 될 만큼 많이 보여서 돌아가는 도중 산 중턱에 있는 한 농장에 들렀다.
농장 주인을 만나 코리아에서 왔음을 말하고 올리브나무 촬영 허가를 부탁했다.
대뜸 중년의 농부가 나에게 코리아? 김정은? 하고 묻는다.
순간 김정은이 저 멀리 유럽의 조그만 섬 깊숙이 있는 산속의 농부까지도 알 정도로 코리아를 상징하는 유명 인물이 됐구나.
묘한 심정이 되었다.
(올리브나무 상세 설명 http://blog.daum.net/ygkgyou/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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