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재지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99(와룡동),
창덕궁 낙선재 뒤뜰 돌계단 화계
촬영 일자 : 2026년 4월 18일, 맑음
촬영 카메라 : Panasonic Lumix 5
창덕궁 낙선재의 뒤뜰은 '상량정'으로 이어지는 아름다운 화계(花階, 꽃계단)로 유명하다. 이곳은 헌종과 경빈 김 씨의 애틋한 사랑이 깃든 장소이자, 조선 왕실의 마지막 여인들이 머물렀던 깊은 사연이 담긴 곳이다.
조선 제24대 왕이었던 헌종(재위 1834~1849)은 자신이 사랑하던 후궁 경빈 김씨를 위해 낙선재를 짓고 석복헌에 머물게 했으며 자신의 서재로도 사용을 하였다. 평소 검소하였던 그는 낙선재에 일체의 단청을 칠하지 않고 나무 본연의 결을 살려 편안함과 소박한 아름다움을 추구했다.





궁궐 건물임에도 화려한 단청을 입히지 않고 나무 본연의 결을 살리고, 칸마다 모양이 다른 문창살을 설치하고, 각 방의 문양을 거북등 문양, 꽃무늬 문양 등 다르게 디자인한 것은 사랑하는 이를 위한 세심한 인테리어적 배려이다.








헌종은 낙선재를 지은 지 2년 만에 23세의 젊은 나이로 승하하고 만다. 16세에 입궁하여 홀로 남겨진 경빈 김씨는 이후 50년간 낙선재를 지키며 홀로 살았다.

낙선재 뒤뜰의 돌계단식 정원인 화계에는 매년 봄이면 모란꽃이 만개한다. 모란은 예로부터 '꽃 중의 왕(花中之王)' 또는 '부귀화(富貴花)라 불리며 왕실의 품위와 번영을 상징했다. 모란은 단순히 예쁜 꽃을 넘어 왕실의 권위와 풍요로운 태평성대를 기원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 궁궐의 병풍이나 의복에 자주 등장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헌종은 낙선재를 지으며 화려한 단청을 하지 않은 대신 뒤뜰 화계만큼은 정성을 다해 가꾸었다. 이곳의 모란은 왕이 사랑하는 여인을 위해 선사한 가장 화려한 보석과도 같았다.









화계의 장대석과 붉은 벽돌, 그 사이사이를 채운 모란의 진한 분홍빛은 한국 전통 조경미의 극치로 꼽힌다.


















모란이 피기까지는 (김영랑)
모란이 피기까지는
나는 아직 나의 봄을 기다리고 있을 테요
모란이 뚝뚝 떨어져 버린 날
나는 비로소 봄을 여읜 설움에 잠길 테요
오월 어느 날, 그 하루 무덥던 날
떨어져 누운 꽃잎마저 시들어 버리고는
천지에 모란은 자취도 없어지고
뻗쳐 오르던 내 보람 서운케 무너졌느니
모란이 지고 마면 그뿐, 내 한 해는 다 가고 말아
삼백 예순 날 한시름 섭섭해 우옵내다
모란이 피기까지는
나는 아직 기다리고 있을 테요, 찬란한 슬픔의 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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