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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이야기/광주.전남

<방방곡곡사진여행51> S라인 물길과 짙붉은 햇님의 하모니, 순천만 일몰 161101

일시 : 2016년 11월 1일 화요일,  맑음

장소 : 전라남도 순천시 해룡면 농주리, 용산전망대

 

오늘은 예상했던대로 일몰시간인 오후 5시 40분 경에 화창한 날씨가 계속될것 같고 따라서 원하던 훌륭한 낙조를 볼 수 있을것 같다. 세 시간 전인 2시 반에 펜션을 출발하여 순천만 습지 갈대밭을 통과하면서도 일체 사진을 찍지않고 바로 용산전망대로 올라갔다. 비록 용산이 해발 92m 높이의 야산이긴 해도 바쁜 걸음으로 빨리 가려니 계속 올라가는 길이 숨차고 힘들다. 같이가면 둘 다 늦어질것 같아 아내는 천천히 오고 나혼자 빠른 걸음으로 부지런히 올라갔다.

 

주 전망대에 도착하니 3시 반, 일몰 예정시간 두 시간 전인데, 그리고 평일인 화요일인데 80평 넓이 전망대 데크에 삼각대가 한 줄로 빽빽이 서 있어 들어설 틈이 없다. 전부 사진작가 차림들이다. 내 딴엔 일찍 온다고 서둘러 왔는데 삼각대는 커녕  그 사이로 카메라를 들이밀 틈도 없다. 난감해진 나는 눈치를 보다가 해가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위치에서 제일 좋다고 판단되는 자리에 슬그머니 한 발을 들이밀고 우측 옆 사람에게 조금만 구경하고 물러나겠다고 했다. 옆 사람이 아무 말도 없길래 어물쩍 거리다가 나무데크 난간 위에 카메라를 올려놓고 사진을 찍으며 모르쇄 작전으로 버텼다. 그러나 옆 사람은 아무 말없이 자리를 조금 좁혀 삼각대를 움직여 주었다. 드디어 내자리 확보에는 성공한 것이다.

조금 있다가 내 자리에 아내의 삼각대를 세우고 모르는 척 좌측 사람의 몸을 조금씩 밀어 보았다. 처음에는 버티던 사람이 결국은 자리를 좁혀 틈을 내어 주었다. 고맙다고 깍듯이 인사를 했는데 아무런 말이 없다. 좁아서 어깨가 서로 부딛칠 정도로 불편하지만 어쨌던 촬영은 할 수 있으니 다행이었다.

 

 

 

아직 해는 높이 있는데도 모두들 말이 없고 벌써부터 카메라 셔터 소리만 요란하다. 나도 선명히 드러난 순천만을 카메라에 담아본다.

 

 

 

 

 

이제 해가 많이 떨어져 산마루에 가까이 내려 왔다. 마침 유람선 한척이 물살을 가른다. 만조 때가 되어야만 S라인도 선명히 드러나고 유람선도 다닌다. 특별히 순천만 습지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하고 일정을 잡은 것도 아닌데, 오늘은 순전히 운이 좋다.

 

 

 

 

 

이젠 완전히 일몰모드 돌입이다. 누구도 말이 없고 셔터 소리만 소낙비 쏱아지듯이 요란하다. 간혹 가다 단발의 감탄사만 흘러 나온다.

 

 

 

 

 

 

 

 

 

 

 

 

 

 

 

 

 

 

이 순간의 해의 속도는 무척 빠르다. 대략 5분 정도면 해는 모습을 감추고 짙붉은 노을 속에  적막만 감돈다. 그래도 사람들은 또 다른 어떤 하늘의 변화가 있을까봐 움직이지 않고 한참을 기다린다. 드디어 사람들의 이동이 시작된다.

 

삼각대를 접으며 서로 옆사람과 떠드는 대화는 모두가 중국말이다. 내 양 옆의 사람들도 중국인이었다. 그래서 아무 말이 없었고, 자리 양보도 땅 주인에대한 예의였는지 모른다. 내려오면서 들으니 중국인 30명 단체가 3시간 전부터 진을 쳤다는 것이다. 웅장하고 거대한 대륙풍경보다 아기자기한 한국풍경이 더 좋았던 것일까? 이제는 어딜가나 중국인들이 대세다. 그들이 메고 다니는 카메라 장비는 입이 벌어질 정도로 고가품들이다. 앞으로 세계를 중국인들이 점령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어쨋든 앓튼 이가 빠진듯, 오랜동안 풀지 못한 묵은 숙제를 시원하게 해결한 듯, 홀가분한 기분으로 용산을 내려오면서 내일은 순천을 떠나겠다는 생각과 함께 오늘 저녁에는 못먹어본 순천 음식 가운데 꼬막요리를 맛보아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순천만 주차장 건너편에 늘어선 수많은 식당가 중에서 순천시가 지정한 맛집이라는 일번가식당에서 꼬막비빔밥으로 순천음식 시식회도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