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 : 2016년 10월 30일 일요일, 맑음
장소 : 전라남도 순천시 대대동, 순천만 갈대밭
여수시 돌산읍 대율마을에 떠오르는 아침해의 전송을 받으며 여수를 떠나 약 2시간 가량을 운전하여 순천에 도착했다. 이제 계획했던 한 달간의 여행 일정이 다 됬으므로 여수에서 서울로 올라가는 길목에 있는 순천에서 마지막 하루를 묵으며 순천만의 갈대밭과 S자 물길 위로 지는 일몰을 카메라에 담아가기 위해서다.
순천만은 지금 한창 갈대축제중인데다 오늘이 일요일이어서 순천만으로 들어서는 입구부터 차량 행렬이 줄을 잇고 늘어서 있다. 이런 상황을 예상하여 미리 예약을 해둔 흑두루미펜션에 도착하는데 많은 시간이 걸렸다. 흑두루미펜션이 갈대밭에서 가장 가까운 위치이고 바로 앞에 공영주차장이 있어 모든 차량이 이 길로 모이기 때문이다.
흑두루미펜션 102호실에 체크인을 하고 길 건너편에 끝없이 이어진 식당가에서 가장 가까이 있는 갈대밭식당으로 들어가 줄서서 한참을 기다려 순천 음식을 대표하는 꼬막과 짱뚱어 중에서 짱뚱어탕을 주문했다. 전라남도 음식이 대부분 그렇듯이 맛은 좋은데 너무 짜서 밥을 두 공기나 먹어야 했다.
식사를 마치고 우리는 바로 생태공원 갈대밭 탐방에 들어갔다. 순천만을 시즌 휴일에 방문하려면 주차장 사전 예약이 필수다. 펜션이나 민박을 이용하는 사람들은 펜션 주차장을 이용하면 되지만, 당일로 탐방하고 돌아가야 하는 사람들은 '순천만 습지' 홈페이지에서 공영주차장 이용 사전 예약을 하지 않으면 주차할 곳이 없다. 주차요금은 9인승이하 소형이 3,000원 정액이므로 싼 편이지만 수용능력이 1,500 대여서 하루 3회로 나누어 회전한다.
갈대밭 관람시간은 오전 8시 부터 일몰시 까지이고 입장료는 성인 8,000원인데 65세 이상은 무료이다.
순천만 천문대 옆을 지나 흑두루미 소망터널을 통과하면 곧 갈대밭 탐방로로 진입하는 나무다리를 만나게 된다.
나무다리 아래 수로에 생태탐방 유람선 선착장이 있는데 지금은 썰물로 물이 빠져 유람선 운행을 못하고 있다. 여기서 유람선을 타고 습지를 돌면 더 가까이서 갈대숲과 철새들을 관찰할 수 있다.
다리 위에 올라서니 넓은 갈대밭 풍경이 시원스레 한 눈에 들어온다. 나무데크로 만들어진 탐방로를 따라 많은 사람들이 관람을 하고 있다.
약 40만평에 달하는 갈대밭은 국내최대규모이며 갈대가 고밀도로 단일군락을 이루고 있고, 대략 30년 동안에 걸쳐 성장해서 오늘의 장관을 이루게 되었다.
이 순천만 습지는 넓게 펼쳐져 있는 갯벌과 나지막한 산이 함께하는 독특한 경관을이루고 있어, 2003년 12월 해양수산부로부터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되고, 2006년 1월에는 국내 연안습지로는 처음으로 람사르협약에 등록 되었으며, 2008년에는 문화재청으로부터 국가지정문화재 명승제41호로 지정되어 보호받고 있다.
이 순천만은 내가 2002년 11월과 2004년 11월 사진을 배운이래 두 번 촬영차 찾아 왔는데, 그 때는 열악한 자연환경 그대로였는데 이제는 모든 시설물과 탐방로가 잘 정비되 있어서 관람을 하기에는 안전하고 편리한데, 대신 자연미는 완전히 사라지고 없다.
갈대의 복슬복슬한 씨앗뭉치가 햇살의 방향에 따라 은빛, 잿빛, 금빛 등으로 채색되는 모습이 장관을 이룬다.
갈대숲의 아래 세계에는 짱뚱어 등 각종어류와 각종의 게들이 서식하고 있어 또 다른 생태계를 이루고 있다. 게를 잡고 있는 아이들의 체험장이 되기도 한다.
4km에 달하는 탐방로를 걷다보면 용산전망대로 올라가는 길과 밖으로 나가는 길이 마주치는 곳이 있다. 여기서 용산전망대로 올라가면 S자형 수로와 갯벌을 볼 수 있다.
출렁다리를 지나 잘 정비된 산 언덕을 40분 정도 올라가면 나무로 만들어진 데크가 몇개인가 나온다. 작은 규모의 보조전망대이다. 보조전망대의 유혹을 뿌리치고 끝까지 가면 마지막에 넓은 규모의 용산전망대 주전망대가 있다. 주 전망대의 난간에 서면 시야가 확 트이며 멀리 나지막한 산 아래 S자형의 수로가 눈에 선명하게 들어오며 주변으로 동글동글하게 생긴 갈대밭이 독특한 모양을 이루고 있다.
용산전망대에서 보는 수로와 뻘과 갈대밭 그리고 수로를 달리는 유람선이 만드는 물이랑, 거기에 산 마루로 떨어지는 일몰은 한국의 사진작가들이 선정한 우리나라 10대 낙조 중 하나이다. 나도 2004년 11월에 여기서 촬영한 작품이 한국토지공사 (지금의 LH공사)가 주최한 제1회 국토사랑환경사진공모전에서 금상을 받은 바 있다.
내가 순천을 들른 이유는 저 산마루에 떨어지는 황홀한 일몰을 찍기 위함인데 낮에는 맑던 날씨가 지금은 구름이 너무 많다. 도저히 일몰을 보여주지 않을 것같은 해가 결국은 중도에서 구름속에 묻혀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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