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국내이야기/부산.울산.경남

동백꽃, 원시림의 동백섬 지심도 170306

일시 : 2017년 3월 6일 월요일,  맑음

장소 : 경상남도 거제시 일운면 옥림리, 지심도(只心島)

 

 

그동안 여러 경로로 체크해오던 남해안지방의 동백꽃 개화시기가 지금이 적기인 것 같다. 지난 11월 여행 때 통영, 여수 등지를 여행하면서 수없이 만난 동백나무가 꽃봉오리만 맺은 상태여서 너무나 아쉬었고, 나무에 활짝 핀 동백꽃과 땅에 떨어져 깔린 빨간 동백꽃의 하모니를 꼭 보고야 말겠다고 벼러왔던 것이다.

동백꽃 군락지는 많지만, 내가 가보지 않았고, 원시의 동백나무숲이 온 섬을 덮고 있다는 지심도를 택해, 동백여행사 관광버스를 타고 당일로 다녀오기로 했다.

 

 

지심도는 거제시 일운면 옥림리에 위치하는 섬으로 지세포 동쪽 6km 지점에 위치해 있고 남북이 긴 사각형 모양으로 남쪽해안에는 해식애가 발달해 있다. 면적이 약 0.36km2(약 11만평)이고 해안선은 3.7km이며 최고 높이는 97m이다.

지심도는 하늘에서 내려다보면 섬의 생긴 모양이 마음 心자를 닮았다 하여 지심도(只心島)라 불린다.

섬 전역에 걸쳐 후박나무등 37종의 수목과 식물들이 서식하고 있는데 그중 약 70% 정도가 동백나무숲으로 되어있고, 국내에서 원시상태가 가장 잘 유지되어 온 곳으로 '동백섬'이란 이름이 여타 섬들보다 가장 잘 어울리는 섬이다.

현재 15세대 27명이 거주하고 있다.

 

 

 

 

 

지심도로 들어가는 뱃편은 거제시 장승포에 있는 지심도터미널이 유일하며, 장승포와 지심도를 오가는 정기여객선이 오전 10시 30분부터 한시간 간격으로 7회 운항한다.

왕복 요금은 대인 12,000원이고 편도 소요시간은 약 15~20분정도 걸린다.

 

 

 

 

 

 

 

 

 

우리는 서울서 장승포까지 고속버스로 5시간이나 걸리는 원거리여서 장승포 도착이 12시 30분, 점심시간 1시간, 그래서 13시 30분 배로 들어가서 15시 50분 배로 나오기로 되어있다. 실제 섬 탐방 시간은 2시간이 체 안된다. 가이드의 설명으로는 섬을 일주하는데 보통 걸음으로 1시간 반이 걸린다는데 내 걸음으로는 사진 찍을 시간이 없다.

 

 

 

 

 

 

 

드디어 지심도 선착장에 도착했다. 지심도휴게소 옆에 있는 인어공주가 다소곳한 미소로 우리를 반겨준다.

 

 

 

 

 

 

 

 

 

오른쪽 계단을 따라 올라간다. 금방 울창한 수목의 터널이 시작되고 수목의 대부분은 동백과 후박나무이다.

 

 

 

 

 

 

 

 

 

동백하우스에 도착한다. 지심도는 일제 강점기에 일본군이 주둔하므로써 요새화 작업이 시작되었다. 주민들은 쫓겨나고 각종 군사시설이 들어서게 된다. 이 때 건설된 탄약고, 포대, 막사 등의 시설들이 지금도 고스란히 남아있다.

동백하우스는 일본군 중대를 지휘하던 책임자의 관사이다. 지심도 내의 건물중 규모가 가장 큰 것이다. 현재는 지붕을 제외한 전체가 변형되어 원형을 알아보기 어렵다.

 

 

 

 

 

 

 

동백하우스에서 오른쪽으로 가면 마끝해안절벽이고, 왼쪽으로 가면 샛끝해안절벽이다. 어느쪽으로 가더라도 다시 이곳으로 돌아오게 되어있어 상관이 없다. 일행들이 모두 왼쪽으로 가길래 나는 한가한 곳으로 빨리 돌기위해 오른쪽 마끝으로 향했다.

 

 

 

 

 

 

 

양쪽 길이 다 가는 도중에 동백터널이 있다고 되어있는데 동백꽃이 별로 없다. 나무 위와 아래 바닥이 빨갛게 물들었으리라 기대한 나는 실망이크다. 동백터널이 끝나가는 부분에 동백꽃이 조금 피어있다. 발전소 건물이 나오고 이어서 절벽해안인 마끝이다.

 

 

 

 

 

 

 

 

 

마끝은 지심도의 남쪽 끝으로, 그 이름은 선조들이 남풍을 마파람이라 부른데서 유래했다. 마끝 해안절벽은 곰솔나무 군락지였는데 2003년 태풍 매미 때 곰솔나무들이 많이 쓸려가버리고 현재 자라고 있는 곰솔나무는 10년 정도 된 것들이다. 마끝에서 정면으로 바다 건너편에 서이말과 등대가 보인다.

 

 

 

 

 

 

 

 

 

 

 

 

 

 

 

 

 

마끝에서 돌아나오는 길에 원시림의 터널을 지나게 되는데 이곳을 동박새터널이라고 한다. 여기에 동박새와 직박구리 등 다양한 새들이 사는데, 동박새가 동백꽃의 꿀을 먹으면서 꽃가루를 묻혀 옮겨서 동백꽃이 필 수 있게 도와준다. 그래서 벌과 나비가 없는 겨울에도 동백꽃을 피울 수 있다고 한다.

 

 

 

 

 

 

 

 

 

 

 

동백꽃이 별로 없는 대나무숲속을 걸어가면서 찻집을 운영하고 있는 젊은이에게 동백꽃 피는 시기가 아직도 이른거냐고 물었더니 조금더 위로 올라가면 동백꽃이 더 많이 피어 있다고 한다. 기대를 갖고 부지런히 올라갔다.

 

 

 

 

 

 

 

과연 키가 엄청나게 큰 동백나무숲과 함께 많은 꽃이 피어있는 동백나무를 만났다. 마음껏 사진을 찍느라 시간을 너무 많이 소비했다.

 

 

 

 

 

 

 

 

 

 

 

 

 

 

 

 

 

 

 

 

 

 

 

 

 

 

 

 

 

매화나무 두 그루가 매화꽃을 활짝 피우고 있다. 너무나 화사한 모습에 취해 시간이 촉박한 줄 알면서도 머물러 사진을 찍지 않을 수 없다.

 

 

 

 

 

 

 

 

 

 

 

 

 

 

 

 

 

 

 

 

 

전망 좋은 찻집에서 차 한잔 할 틈도 없이 빠듯한 시간을 회복하기 위해 다음 코스로 뛴다.

 

 

 

 

 

일제의 잔재로 남아있는 포진지와 탄약고이다.

 

 

 

 

 

 

 

 

 

해발 97m 정상에 있는 국방과학연구소 앞에서 동쪽으로 나 있는 길을 따라 해안선전망대와 샛끝을 향해 간다.

 

 

 

 

 

일제 강점기에는 비행기 활주로로 사용되었으나 지금은 동해에서 떠오르는 해를 조망하는 해맞이전망대로 쓰이고 있다.

 

 

 

 

 

 

 

 

 

원시림 터널이다. 수백년 된 동백나무들이 원시 그대로의 울창한 숲을 이루고 있어 빛이 들어오지 않고 어두컴컴할 정도다. 해설 오디오에서는 동백꽃이 피는 3월이면 흐드러지게 핀 동백들이 시들지도 않은 채로 바닥으로 떨어져 붉은 카펫길을 만들어 절경이라고 설명하는데 실제로는 별로 동백꽃이 없다.

 

 

 

 

 

 

 

 

 

 

 

일제시대 써치라이트 보관소이다. 써치라이트, 즉 탐조등은 야간에 군함선을 탐지하기 위해 사용되는 시설이었다.

 

 

 

 

 

해안선전망대이다. 전망대에서 내려다보면 멋진 해식절벽을 감상할 수 있다.

 

 

 

 

 

 

 

 

 

태극기게양대이다. 일제시대 욱일기를 게양하기 위해 만들어 졌다.

 

 

 

 

 

샛끝 해안절벽이다. 샛끝은 지심도의 동쪽 끝으로 그 이름은 마끝처럼 선조들이 동풍을 샛바람이라 부른 데서 유래했다. 현재 관광객에게는 '그대 발길을 돌리는 곳'이라는 이름으로도 사용하고 있다. 마끝과는 다르게 강한 샛 바람이 불기 때문에 또 다른 분위기를 자아낸다.

 

 

 

 

 

 

 

간신히 주요 탐사지를 다 돌긴했지만 선착장에서 기다리는 배를 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나만 도착하지 않아 가이드는 벌써부터 전화로 독촉이 심하다. 숨이 턱에 닿아 질식할 정도로 뛰어서 간신히 출발 직전의 배에 승선할 수 있었다. 그 와중에도 인어공주에게 작별의 스냅샷을 날리는 예의는 지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