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테오라'라는 말의 뜻은 그리스어로 '공중에 떠있다'는 의미이다.
그러나 지금은 칼람파카 마을과 카스트라키 마을 사이에 있는 산 중턱 바위에 있는 수도원들,
즉 그리스 정교회의 수도사들이 지은 '공중 수도원'을 뜻하는 고유명사로 자리를 잡았다.
수천만 년 전 바다였던 메테오라 지역은 바닷물이 빠지면서 거대한 사암으로 이루어진 돌기둥 같은 봉우리들이 남았다.
11세기 무렵 그리스에 이슬람을 믿는 오스만 제국이 쳐들어오면서 그리스 정교회 수도사들은 인적이 닿지 않는 곳을 찾아 나섰다.
그리고 마치 허공에 떠있는 섬처럼 보이는 칼람파카 지역의 바위 절벽들을 보고 신앙의 은신처를 만들기로 한다.
수도사들은 먼저 메테오라 지역의 동굴에 은거하면서 사다리와 밧줄, 도르레를 이용해 바위 절벽 위로 올라 수도원을 만든다.
14세기 무렵에는 수도원이 20여개 생겼다. 바위 절벽 돌기둥 위의 천연 요새와 같은 수도원은 세상으로부터 고립무원이었다.
수도사들은 그곳에서 자급자족을 하며 공동체를 이어갔다. 성경을 필사하고, 학문을 연구하고, 기도를 했다.
(월영님의 블로그 '그리스여행기' 참조)
1960년대부터 관광지화 하면서 칼람 파카 마을에서 각 수도원까지 이어지는 포장도로가 생겼고
바위 절벽에는 꼭대기의 수도원까지 돌계단과 다리가 만들어져 관광객이 쉽게 오를 수 있게 되었다.
관광객들이 몰려들자 젊은 수도사들은 더 이상 오지 않고 기존 수도사들 마저 인적이 드문 곳으로 옮겨갔다.
그래서 지금은 6개의 수도원만 남아 운영을 하고 있다.
유네스코는 1988년에 여기를 세계 복합 문화유산으로 지정했다.
바위 절벽의 평균 높이가 300m이지만 가장 높은 곳은 550m에 이르고 계단을 오르내리는 것이 힘들어
우리의 체력을 걱정한 아들이 풀로 이틀을 머물면서 하루에 세 곳씩 수도원을 둘러보는 것으로 일정을 잡았다.
칼람파카 마을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웅장한 바위가 우리를 압도한다.
마을을 지나 산 중턱으로 들어서면 포장도로가 두 갈레로 나뉘면서 좌우에 각각 세 개씩의 수도원이 있다.
오른쪽에 우리가 첫번째로 방문할 로사노수녀원이 하늘 높이 우뚝 솟아있다.
왼쪽으로는 웅장한 산세와 함께 발람수도원의 모습이 하늘 위에 가물가물하다.
잠시 차를 멈추고 넊을 놓고 쳐다보는데 수도원과 수도원을 연결하는 밧줄에 물건을 실어서 이동하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이런 오지 산속에도 봄은 어김없이 찾아와 아름다운 꽃을 피우고 있고
이 곳이 그리스 정교회의 성지임을 알리는 조형물도 서 있다.
우리는 오른쪽으로 방향을 잡아 메테오라 전체를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를 들러 전체 모습을 조망해 보기로 했다.
전망대에는 작은 주차장이 마련되어 있다. 여행 비수기여서 비교적 한산하다.
전망대에는 이런 웅장한 바위산이 앞을 가로막는다.
바위산을 넘어서 한 단계 더 앞으로 나가면 메테오라 전체가 한눈에 들어온다.
여기서 메테오라 6개 수도원 중에 5개를 바라볼 수 있다.
우선 왼쪽에 트리니티 수도원이 보인다. 저 뒤쪽으로 스테파노 수도원이 숨어있다.
중앙으로 기암괴석들이 웅장한 위용을 자랑하고 있고, 그 사이로 칼람파카 마을과 카스트라키 마을의 주황색 지붕들이 보인다.
오른쪽으로는 4개의 수도원이 한 곳에 모여 있는 것처럼 보인다.
왼쪽부터 오른쪽으로 니콜라스, 로사노, 메테오라, 발람 수도원이 차례로 서 있다.
1. 로사노 수녀원 (MONASTERY OF ROUSSANOU) <해외성지012>
전망대를 내려와 주차장에 진입로 입구가 붙어있는 로사노 수녀원부터 들러보기로 한다.
주황색 안내판에서 보듯이 수도원마다 휴일과 개방시간이 다 다르므로 사전에 확인을 하고 가야 한다.
여자가 바지나 짧은 치마, 남자가 반바지를 입었을 경우에는 수도원에 마련된 긴 천을 두르고 입장해야 한다.
녹음이 짙은 산길을 따라 아래로 내려간다.
로사노 수녀원이라는 안내판을 따라 바위틈으로 난 길을 들어서니 금방 뾰족한 바위 위에 올라앉은 수녀원이 하늘 높이 떠있다.
모든 수도원이 입장하는데 3유로의 입장료를 받는다.
내부는 상당히 깔끔하고 수도자들이 생활하는데 필요한 것들을 잘 갖추고 있었다.
물탱크, 예배당, 휴게실, 도서관, 개인기도실, 심지어 유골당을 갖춘 곳도 있다고 한다.
속세를 버린 수도자들이 금욕생활을 하면서 기도만 하는 음울한 환경을 상상하던 내 생각이 정말 빗나갔다.
각종 기념품을 판매하는 곳도 있다.
이 곳은 기도를 하고 예배를 드리는 기도실이다.
이 곳에서는 사진과 비디오 촬영이 금지돼 있고 흡연도 할 수 없다.
나는 나중에 사진 도록을 구입하여 스캔을 해서 여기에 올렸다.
여기에 있는 그림들은 16세기경에 그려진 프레스코화들이다.
성자들의 모습, 예수 탄생과 재림, 성모의 죽음, 사마리아 여자 등 종교적인 내용들이고
보존상태가 좋고 예술적 가치가 높은 수작들이라고 한다.
나는 조그만 유리창 밖으로 보이는 바위의 모습이 인상적이어서 유리창을 통하여 사진을 한 장 찍었다.
아무도 보는 사람이 없었는데 금방 수녀가 나타나서 주의를 준다.
벽 한쪽에 CCTV가 설치돼 있었고, 내가 찍은 것이 실내가 아니고 밖의 바위임을 알고 주의로 끝났다.
실외로 나오니 뒤쪽에 조그만 전망대가 마련돼 있다.
여기서 내려다보는 풍경이 너무나 아름답다.
여섯 개의 수도원 중에서 로사노 수녀원이 가장 아름답다고 평가받는다.
수녀원을 나와서 이 수녀원이 가장 아름답게 보이는 곳을 찾아 사진을 찍었다.
하늘을 찌를 듯이 높고 큰 바위 뒤에 찰싹 붙어있는 듯한 로사노 수녀원을 햇볕이 잘 비쳐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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