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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화출사/호남권

드디어 설중화를 160301

 

변산아씨를 뒤로하고 우리는 복수초를 찾아 도경을 넘어 전라북도 완주군 운주면으로 달렸다. 산 입구 도로에는 벌써 여섯대 가량의 차가 서 있다. 주흘이 한참을 헤맨후에 계곡을 찾아 들어갔다.

 

 

 

 

 

 

 

조금 올라가다가 계곡에서 막 봉오리를 터트리려는 복수초를 발견한다. 반가운 마음에 한 컷 하지 않을 수 없다.

 

복수초 (http://blog.daum.net/ygkgyou/91 )

 

 

 

 

잠시 한컷하고 일어났는데 앞서 간 일행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조금 올라가니 계곡이 두 갈래로 나뉘어 진다. 방금 생긴 발자국을 따라 부지런히 올라 갔다. 산 등성이 중간까지 땀을 흘리며 기를 쓰고 올랐는데 여전히 아무도 보이지 않는다. 이름을 번갈아 소리쳐 불러도 반응이 없다. 할 수 없이 올라간 길을 다시 내려 오다가 계곡이 갈라지는 곳에서 반대편으로 올라 갔다. 조금 가니 산비탈에 눈이 하얗게 깔려 있고 눈 위에 많은 사람들이 누워 있다. 가까이 가서 자세히 들여다 보니 하얀 눈위에 노란 금잔들이 여기저기 깔려 있다. 그렇게도 만나고 싶었든 설중화다. 그야말로 설중 복수초 밭이다.

 

 

 

 

 

 

 

 

 

 

 

 

 

 

 

 

 

 

 

 

 

 

 

 

 

 

 

 

 

 

 

 

 

 

 

 

 

 

 

 

 

 

 

 

 

 

 

 

 

 

 

 

내 눈에는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데 어떤 분이 뭔가 열심히 찍고 있다. 자세히 들여다 보니 너도바람꽃이다. 너무나 작은데 거기다 눈 위에 있어 알아볼 수가 없었다.

기다려서 나도 한 컷 담아 본다.

 

 

 

 

 

 

 

 

 

 

우리 일행은 다 내려가고 나만 남은 것 같다. 언제나 느린 노인네라고 욕할 것같다. 처음 만난 설중 복수초가 발길을 잡지만 떨치고 내려왔다. 부지런히 내려 오는데 계곡 끝자락에 달달이가 뭔가 찍고 있다. 가서 보니 역시 너도바람꽃이다. 나도 얼른 담았다.

 

 

 

 

 

 

마을에 내려와서 담벼락에 매달린 꽈리열매가 보기 좋아 한컷 찍었다. 촬영이 끝났으니 뷰파인더를 분리하여 챙긴다는 것이 하마터면 분실할 뻔 했다. 호주머니에서 떨어진 것을 간신히 찾았다. 처음으로 설중화를 만난 이렇게 좋은 날에 손재수가 생길 뻔 했다. 그래도 즐겁다. 올 해는 내가 가는 꽃길에 만복이 깃들것 같은 예감이 든다. 이 꽈리열매가 흡사 나의 꽃길을 밝혀주는 등불같이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