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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이야기/광주.전남

<방방곡곡사진여행45> 해를 머금고 있는 여수 향일암 일출 161029

일시 : 2016년 10월 29일 토요일,  맑음

장소 : 전라남도 여수시 돌산읍 율림리,  향일암

 

향일암 일출은 절에서 바다 위로 떠오르는 일출을 볼 수 있는 곳이어서 사찰 건물과 바다를 넣어 일출 장면을 촬영할 수 있는 멋진 장소이다. 그래서 사진작가라면 누구나 한 번 쯤은 사진 찍고 싶어 하는 곳이다. 나도 오래전부터 와 보고 싶었지만 너무 멀어 엄두를 못내다가 오늘 그 소망을 이루게 된 것이다.

 

 

 

향일암은 처음 와 보는 곳이고 가파른 절벽 바위틈에 지어진 전각들이라서 깜깜한 밤중에 위험하기도 하고, 예상되는 일출 방위각에 따라 어떤 전각을 어떤 배경으로 하여 찍을까를 사전탐색해야 하기 때문에 전날 사전답사를 했다. 

 

향일암이 있는 금오산이다. 하늘에서 내려다 보면 산의 형상이 거북이를 닮았다 하여 금거북 즉 금오산이라 이름 지었고 향일암의 상징이 되었다. 향일암 경내에는 도처에 작은 돌거북 모형이 깔려 있다. 꼭대기 능선에 향일암 전각의 모습이 보인다.

 

 

절 아래 초입에 커다란 주차장을 마련해 놓고 동해를 향해 근사한 일출 전망대도 만들어 놨다. 하지만 여기서 일출을 보는 사람은 많지 않고 평소에는 절 구경도 할겸 힘들지만 절에 올라 대웅전 앞 전망대에서 일출을 맞는다. 하물며 전각과 어우러진 일출을 찍으려면 당연히 절로 올라야 한다.

 

 

 

매표소다. 입장료는 2,000원이지만 65세 이상은 당연히 무료이다.

 

 

향일암 연혁을 설명해 주는 비석이다. 제목이 남해제일 관음성지 향일암이라고 되어있다.

 

 

올라가는 길이 두 길이 있는데 하나는 계단길이고 또 하나는 평길이다. 좀 힘들다고는 하나 계단을 따라 올라가는 것이 정석일 것 같아서 계단으로 올랐다.

조금 지나 일주문이 덩그러니 서 있다.

 

 

108계단인지는 모르지만 가파른 계단을 수없이 오른다.

 

 

바다가 보이는 곳에서 잠시 휴식을 하며 아래를 내려다 본다. 저 아래 임포항의 모습이 보이고 바다로 들어가려는 거북이의 머리 형상을 확인하게 된다.

 

 

 

향일암 입구에 있는 찻집이다. 차 한잔 마시며 올라오느라 가빠진 숨도 고르고 땀도 식히라는 배려이리라.

 

 

대웅전으로 들어가는 제1관문이 있는 계단이다. 주변이 온통 아름드리 동백나무숲이다. 역시 남쪽 바닷가 여수라서 도처에 동백나무다. 조금 더 뒤에 동백꽃이 만발했을 때 왔으면 금상첨화 였겠는데.....

 

 

대웅전으로 들어가는 제일관문인 반야굴이다. 향일암에는 이렇게 좁은 돌틈 관문이 모두 7개가 있다고 한다. 몸과 마음에 지닌 모든 욕심을 버리고 겸허한 마음으로 부처님 앞에 오라는 의미일 것이라 나름대로 해석해 본다.

 

 

 

드디어 대웅전인 원통보전과 범종각 앞이다. 앞마당 전망대에서 바다 위로 솟아오르는 해를 바라볼 수있다.

향일암은 '해를 바라본다'는 뜻에서 붙여진 이름이다. 하지만 해를 바라보는 것은 중생들의 마음이고, 부처님이 상주하는 도량은 해를 품안으로 안고 있기 때문에 향일암은 해를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해를 머금고 있는 사찰'이라고 주지스님은 홈페이지에서 말씀하고 계신다.

 

 

 

 

향일암은 관음기도 도량으로서, 관세음보살은 중생들이 그 이름을 부르면 음성을 듣고(觀音)서 중생을 구제하는 구원과 희망의 모성이라고 한다. 이 절에는 해수관음보살 상이 동해를 바라보고 있고, 두 개의 관음전이 모셔져 있다.

 

 

 

 

어제 낮에 대략의 탐색이 끝났기 때문에 일출이 6시 30분 정도에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5시 30분에 차를 출발하여 어제 보아둔 가파른 평길로 곡예운전을 하여 찻집 아래에 있는 차량 5대 정도가 주차할 수 있는 절 관계자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대웅전 앞으로 갔다. 시간은 6시, 벌써 사람들이 조금 모여 있다.  

 

 

오늘이 토요일이고 오랜만의 좋은 날씨 예보로 인해 금방 전망대가 꽉 차버렸다. 바다에 떠오르는 해만 찍는다면 궂이 향일암이 아니라도 더 좋은 곳이 많고, 범종각을 배경으로 넣어서 해를 찍어야 하는데, 그러러면 뒤로 한참 물러나야 하고, 물러나면 앞에 사람들 때문에 해가 가려진다. 어쩔 수 없이 대웅전의 댓돌계단 위로 올라설 수 밖에 없다.

 

 

댓돌 위에 올라 서서 열심히 사진을 찍고 있는데 보살 아주머니가 댓돌 위에 올라서면 부처님에 대한 불경이니 내려 가란다. 이 장소가 아니면 사진을 찍을 수 없는 사정과 불경이 된다면 신발을 벗고 댓돌위에 올라 서겠노라고 사정을 하고 신발을 벗고 양말발로 작업을 했다.

 

 

한참 사진을 찍고 있노라니 또 다른 보살아주머니가 대뜸 '부처님이 중해요, 사진이 중해요, 빨리 내려 가세요.' 소리 지른다. 나는 불자가 아니라 그 깊은 뜻은 잘 모르겠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댓돌 위에 올라서는 것이 그렇게 부처님에 대해 불경이 된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  그러는 사이 일출은 시작됬고 내 손은 입과는 달리 자동으로 작동해 찍을 거는 다 찍었다.

 

 

해는 높이 올랐고 사람들은 흩어지고 그야말로 파장이다. 마당에서 몇컷 더 찍은 후 어제 보아둔 다른 장소들로 뛰었다. 댓돌 시비만 아니었으면 좀더 빨리 이동을 했어야 하는데 조금 늦은 것 같다.

 

 

 

 

 

 

 

 

 

 

아침 햇살을 받아 붉게 빛나는 전각 여기저기를 누비며 사진을 찍었다. 무언가는 조금 찝찔한 느낌을 떨칠 수 없어 펜션으로 돌아와 쉬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