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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이야기/전라북도

<방방곡곡사진여행55> 너무 일찍 찾아간 고창 선운사 선운천 단풍 161104

일시 : 2016년 11월 4일 금요일,  맑음

장소 : 전라북도 고창군 아산면 삼인리, 선운천 (선운사 앞 개천)

 

 

고창의 선운사는 사진가들에게는 세가지 이유로 잘 알려져 있어서 많이 찾는다. 첫번째 이유는 동백꽃이다. 4월 중순에서 5월초면 선운사 뒷산이 동백꽃으로 붉게 물든다. 두번째 이유는 꽃무릇이다. 9월 중순에서 10월 초순까지 선운사 주차장 입구에서부터 선운천을 따라가며 선운사 일대를 새빨갛게 물들인다. 세번째가 단풍이다. 11월 첫째주를 피크로 선운천변을 따라 도솔암까지 알록달록 단풍이 물든다.

 

선운사 단풍은 두 구간으로 나뉜다. 일주문에서 시작하여 선운사 천왕문 앞 극락교를 지나 녹차밭까지는 선운천 제방에 군락을 이루는 아름드리 단풍나무들과 검은색 개천물이 만드는 반영과 계류의 모습들이 어우러져 최고로 아름다운 단풍 경관을 이루고, 녹차밭에서 부터 도솔암까지는 일주일 정도 늦게 물드는 애기단풍이 언덕이나 전각과 어우러져 특히 땅에 떨어져 쌓인 단풍잎이 만추의 서정을 뽑낸다.

 

선운천의 단풍시기는 지금까지 대개 11월 3일이면 절정을 보여 왔지만, 어제 본 내소사의 단풍 상황으로 볼때 여기도 단풍이 아직 제대로 물들지 않았으리라 걱정하며 찾아 왔더니 우려한 대로다.  최소한 열흘 정도는 늦어질 것같다.

 

 

 

일주문을 지나면서부터 좀더 잘 물든 단풍이 있는지 찾아본다.

 

 

 

다행이도 여기저기 좀더 물든 단풍들이 보이고 벌써 촬영중인 사진작가도 보인다. 개천을 따라 올라가며 잘 물든 나무만 골라 담는다. 오히려 초록색 바탕에 빨갛고 노란색이 더욱 돋보인다.

 

 

 

 

 

 

 

사진작가들이 여기 선운천 단풍을 선호하는 이유는 개천을 흐르는 물에 있다. 선운사 깊은 계곡에서 자라는 떡갈나무, 상수리나무 잎에서 나온 타닌성분 때문에 물빛이 어둡고 색깔이 검다. 그래서 선운천 주변 단풍이 더 선명해 보이고 물위에 떨어진 단풍잎도 도드라진다. 지금은 나뭇잎도 색깔이 푸르고 가물어서 개천에 물도 없지만, 절정기를 잘 맞추고 비가 온뒤에 찾아오면, 선운천 위로는 붉은 단풍터널이, 제방에는 붉은 융단이 깔린듯, 붉은 단풍이 선운천의 물색깔과 강한 대비를 이룬다.

 

 

 

 

 

 

 

 

 

 

 

선운사 담벼락 옆으로 모처럼 핏빛처럼 진한 애기단풍이 한그루 서 있어 서운함을 달래준다.

 

 

 

극락교 앞이다. 오른쪽으로 선운사 천왕문이 있어 절로 들어갈 수 있다. 점심 때가 되었으니 준비해온 빵으로 식사도 할겸 절 구경을 하기로 했다.

 

 

 

선운사는 대한불교조계종 제24교구 본사이다. 백제 위덕왕 24년(577)에 고승 검단(檢旦, 黔丹)선사가 창건했다고 하며 조선 후기 선운사가 번창할 무렵에는 89개의 암자와 189개에 이르는 요사(寮舍)가 산중 곳곳에 흩어져 있었다는데, 지금은 그 세가 많이 위축되어 내소사, 내장사, 개암사, 문수사 등 약 50여개의 말사와 암자를 거느리고 있다.

 

 

만세루 옆에 하늘을 찌를듯이 서 있는 키큰 감나무가 조롱조롱 빨간 감을 달고 환영의 인사를 보낸다.

 

 

 

감나무 뒤로 절 뒷산을 가득 메우고 있는 동백나무 숲이 일부 그 모습을 보인다. 여기에는 500년 넘는 나이의 동백나무 3,000여 그루가 4월 중순에서 5월 초순에 온 산을 붉게 물들인다. 

 

 

보물 제290호로 지정되있는 대웅전이다. 마음을 밝게 해주는 연등으로 치장해 있다.

 

 

 

다시 천왕문을 나와 극락교를 건너간다.

 

 

 

 

극락교를 지나면 넓게 조성된 녹차밭이 있다. 단풍이 제대로 물들면 녹차밭과 어우러진 모습이 또 하나의 사진 포인트이다. 녹차밭 옆으로 난 이 길을 따라 약 2km 올라가면 도솔암인데 지금은 녹차밭 주변과 마찬가지로 전혀 단풍의 기미가 없다.

 

 

 

마침 무슨 행사를 마치고 오는듯 스님들과 불자들의 행렬이 내려오길래 위의 단풍상황을 확인하고 이만 단풍에 대한 미련을 떨치고 오늘의 작업을 마무리하고  선운사를 떠난다. 선운사 입구 식당가에서 유명한 풍천장어를 먹어보지 않고 그냥 갈 수 없어 고향집이라는 식당에서 풍천장어구이로 저녁식사를 했다.

 

 

 

남은 일정의 백양사와 내장사 단풍상황도 지금과 같은 상황일텐데 그대로 일정을 진행하기는 곤란하고, 여행코스를 변경하여 지금쯤 단풍이 절정을 이루고 있을 중부지방으로 올라가야 겠다는 생각으로 아내와 의논을 했다.

문제는 펜션 주인의 동의를 받는 일인데, 3일 머무는 동안 와이파이 부재로 인터넷이 안되는 것은 물론 산중이라 핸드폰 마저 불통이어서 어려움이 많고, 나이 82세의 노인인 주인이 혼자서 관리를 하는데 밤중에 난방이 안되 이틀밤을 추위에 떨었고, 산골이라 청소하는 아줌마도 없어 화장실까지 아내가 청소를 해야하는 부당함을 설명하자 주인도 어쩔수 없이 동의를 하고 환불을 해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