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고등학교 동기동창 80여명(부부 포함)이 가을철 야유회로 정동심곡 바다부채길을 찾았다.
일기예보로는 종일 흐리고 바람이 초속 4m 정도 불어서 파도가 강하여 출입이 금지될지도 모른다는 불안속에 출발했다.
파란 바다와 하늘, 하얗게 부서지는 파도와 하늘의 뭉게구름, 이런 기대 속에 기다려온 나는 실망이 컸지만
대신 거칠게 밀려오는 파도와 성난 바다를 장타임 저속으로 담아 보자는 생각에 ND필터와 삼각대를 준비했다.
다행히 예보보다 기상상태가 좋아 바다부채길 개방이 되었고,
오히려 많은 사람들이 몰려오지 않아 쾌적한 트레킹을 할 수 있었다.
먼저 정동진의 상징 썬크루즈 앞에서 단체 기념촬영을 하고 탐방로로 진입했다.
정동심곡 바다부채길은 2천3백만 년 전의 지각변동을 관찰할 수 있는 국내 유일의 해안단구 (천연기념물 제 437호)로서
그동안 해안경비를 위한 군 경계근무 정찰로로 일반인에게 공개되지 않던 것을
강릉시가 목제와 철제 데크를 설치 탐방로로 조성하여 2016년 10월 17일 일반에 공개하였다.
정동심곡 바다부채길은 정동진 썬크루즈리조트 주차장에서 부터 심곡항 부두까지 총 길이 2.86km로서
해안바닷길을 감상하며 기념사진도 찍어가며 걸어도 1시간 반이면 되는 거리이다.
사진을 찍을만한 포인트는 썬크루즈 주차장 에서 1km 지점에 있는 투구바위, 전망대가 설치된 부채바위와 심곡항 부두이다.
그동안 일반인 출입금지 구역이어서 동해안에 지금 한창 피고 있는 해국이 군락을 이루고 있을 것이라 기대했다.
데크 설치 공사로 훼손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기대에 못미치는 빈약한 모습의 해국만 만났다.
데크 길을 끝까지 쫓아오는 비호감 존재가 하나 더 있다. 언제나 분단의 비애를 느끼게 해주는 철조망이다.
지금쯤이면 온 산하에 흐드러지게 피고 있는 구절초 마져도 여기서는 철조망이 만남을 가로 막고있다.
저 앞에 부채바위가 보인다. 하지만 이쪽에서는 부채의 형상을 느낄 수가 없다.
바다 또한 파도가 예보만큼 크지 않아 장노출 저속 촬영의 효과가 기대에 충족하지 못한다.
부채바위를 지나서 반대편에서 보니 부채를 닮은 것 같기도 하다.
전망대가 있으니 올라가 본다.
촬영 삼매경에 빠져 있는데 총무로부터 전화가 온다.
모두들 심곡항에 도착하여 점심식사 예약이 되있는 정동진으로 돌아가기 위해 버스에 탑승했는데 나만 없다는 것이다.
지금 같은 장노출 촬영은 데크를 지나는 발자국 만으로도 흔들리기 때문에 지나는 사람이 없을 때를 기다려 셔터를 눌러야 하므로 시간이 많이 걸렸다.
친구들 사진 한장 못찍어줬는데 기다려 달라고 할 수 없어 먼저 가고 나는 택시를 타고 가기로 했다.
드디어 심곡항 부두의 빨간 등대가 보이기 시작한다.
심곡항 부두 전망대이다.
점심을 굶더라도 올라가 봐야한다. 이것 때문에 다시 또 올 수는 없지 않은가.
다행이도 점심을 굶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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