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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누정/광주.전라도

<한국누정313> 구례 운흥정(雲興亭) 240405

소재지 : 전라남도 구례군 산동면 구만제로 973-54 (시상리)

건립시기 : 일제강점기, 1926년

문화재지정 : 전라남도 문화유산자료

답사일자 : 2024년 4월 5일,  맑음

 

 

 

운흥정(雲興亭)은 일제강점기인 1926년 이 지역의 선비들이 문학 단체인 '시사계(詩社契)'를 조직하여 지역의 미풍양속과 시의 기풍을 발전시키기 위해 산동면 시상리와 외산리의 경계 지점인 운흥용소(용견지) 위에 만든 정자이다. 우리나라의 전형적인 정자의 모습을 하고 있으며, 운흥정 맞은 편에는 세종 4년(1422) 하연이 전라도 감사로 있을 때 꿈에 용을 보았다는 일화를 새겨둔 하연비가 있다.

 

 

 

정자는 앞면 3칸, 옆면 1칸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지붕은 옆면에서 볼 때 여덟팔자 모양인 팔작지붕이다. 가운데 온돌방과 삼면에 마루를 둔 호남의 전통적인 정자의 모습을 갖추고 있다. 정자 안에는 운흥정 건립내역을 알 수 있는 상량문과 이를 기록한 글, 그리고 시사계의 활동을 엿볼 수 있는 글들이 걸려 있다.

 

해강 김규진(海岡 金圭鎭, 1868~1933))의 글씨

 

정자 마루에서 보는 운흥용소의 모습과 하연비각 및 용운교의 모습

 

운흥용소
하연비각
용운교

 

정자를 내려가 운흥용소로 가본다. 용소는 섬진강 지류인 서시천이 지리산에서 발원하여 산수유로 유명한 산동면 일대를 지난 후 시상리와 외상리가 만나는 지점에서 소를 이룬다. 기암괴석에다 시사계원들이 새긴 암각서들이 즐비하다. 비가 내려 용소의 물이 많아 물소리 또한 웅장하다.

 

 

 

 

정자의 뒷면으로 돌아가 본다. 때마침 활짝 핀 홍매화의 진한 색깔이 일제강점기 선비들의 마음을 전해주는 듯하다. 

 

 

용소 건너편 하연비각을 연결해주는 용운교는 수해복구공사로 인해 통행불가여서 자동차를 타고 온 길을 되돌아 건너편 하연비각으로 간다. 

 

 

건너편에서 보는 운흥용소와 운흥정 전경

 

 

 

하연 유적비는 조선 세종때 영의정을 지낸 경재 하연(敬齋 河演, 1376~1453)이 전라도 관찰사로 있을 때 꿈에 용을 보았다는 일화를 근처 바위에 새겼다고 한다. 이후 글이 마모되어 읽을 수 없게 되자 관련 내용을 적은 비석을 세웠다.

 

경재비각

 

 

또한 이 길은 역사적으로 이순신 장군이 권율 장군 밑에서 백의종군 하라는 어명을 받고 고단한 몸을 이끌고 가다가 물을 마시고 쉬어갔다는 일화를 간직하고 있다. 길가에는 자주괴불주머니가 무리지어 피어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