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금강초롱꽃과 닻꽃이 주목표인 야클 수도권지부의 단체출사일이다. 내가 단독으로 운전을 해서 화악산을 다녀 오기엔 너무 힘이 들어서 단체출사를 기다리다가 공지가 나자말자 일등으로 참가신청을 했는데 연일 최고치를 갈아치우는 폭염날씨에 1,400m가 넘는 경기 제일봉을 무사히 오를 수 있을지 걱정이었다.
교통편은 판교에 사시는 베르나 부부의 차에 편승을 하기로 지부장이 주선해 주었다. 이날이 여름휴가 막바지에다 3일간 연속휴일의 첫날이어서 물놀이 명소인 청평, 가평쪽의 교통난이 엄청날 것이라 예상하고 내차를 베르나님 아파트에 주차해 놓고 베르나님의 차로 5시 20분에 출발했다. 이매역에서 공지를 태우고 아침식사는 베르나님이 준비한 빵과 바나나로 때우고 부지런히 달려서 전혀 막힘이 없이 화악산에 도착할 수 있었다.
오늘은 왠일인지 군사도로 입구 1차 바리케이트를 개방해 놓았다. 금년 들어서부터 군사도로를 민간에 개방하지 않아서 화악터널 지나서 있는 주차장에 주차하고 거기서부터 등산로를 따라 산정까지 올라야 하기 때문에 작년보다 훨씬 더 힘들어서 걱정하든 차에 바리케이트가 개방되 있어서 얼씨구나 통과하여 2차 바리케이트에 도착하니 여기도 개방되어 있다. 하느님 감사합니다. 기도를 드린다음 쏜살같이 차를 달려 닻꽃 서식지까지 올라갔다. 전체 산행거리의 1/3은 덕을 본듯하다.
닻꽃 서식지 아래 갓길에 차를 주차해 두고 바로 오늘의 주빈인 닻꽃 촬영에 들어갔다. 가파른 바위를 타고 촬영을 하려니 아침부터 더운 날씨에 땀이 줄줄이다. 닻꽃의 생육이 최적일 것이라고 기대했는데 연속되는 더운 날씨 탓인지 조금 일찍 꽃이 핀듯하다. 닻꽃이 대부분 갈색으로 변색되었고 연한 미색의 입을 가진 닻꽃을 찾으려면 한참을 찾아야 한다.
그래도 한사코 눈으로 파고드는 땀을 딲아가며 정면으로 본 표본사진, 하늘을 배경으로 한 풍경사진 등 이모저모로 부지런히 담아 본다.
닻꽃 (http://blog.daum.net/ygkgyou/231)
한참 정신없이 담고 있는데 군인 아저씨가 와서 차량을 저 아래 주차장으로 옮겨 달란다. 미안하게도 차 주인인 베르나님 부군이 차를 몰고 내려가고 우리는 다시 닻꽃에 매달리고, 한참 후에 보니 주변에 아무도 없다. 암벽에서 내려와 도로를 따라 위쪽으로 올라 가는데 반갑게도 금강초롱꽃 무더기가 눈에 들어온다. 예상으로는 금강초롱꽃은 아직 조금 이를 것으로 봤는데 의외로 이것도 지금이 절정기인 것 같다.
금강초롱꽃 (http://blog.daum.net/ygkgyou/238)
오늘의 주 목표인 닻꽃과 금강초롱꽃은 만났고 그 다음 개인적으로 오늘 만나기를 기대했던 난쟁이바위솔과 과남풀을 찾아 더 올라가려는데 일행들이 내려 오면서 더 위에는 별 꽃이 없으니 내려가자고 한다. 원래 예정이 군부대 앞에서 전체 참가자가 모여 기념촬영하고 점심식사를 하는 걸로 되어 있는데 군부대 앞에 그늘이 없어 더 아래로 내려가서 그늘을 찾아 보자고 한다. 한참을 내려와서 도로옆 산속에 그늘을 찾아 식사 장소를 만들 때 까지 내려오면서 이꽃저꽃 좋은 모델을 찾아 담는다.
까실쑥부쟁이
과남풀 (http://blog.daum.net/ygkgyou/239)
바위떡풀
수리취
쉬땅나무
잔대
물레나물
돌바늘꽃
도로옆으로 난 조그만 도랑을 따라 산으로 올라가니 20여명이 앉아 식사를 할 만한 자리가 나온다. 둘러앉아 각자 가져온 음식을 나눠먹으며 정담들이 오간다. 기존 회원들도 많았지만 신입회원들이 꽤 많다. 특히 멀리 안동에서 올라온 청계는 나의 고향이 이웃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고향 큰형님으로 부르겠단다.
식사를 마치고 모두들 다시 능선을 타고 산을 올라갔다가 능선으로 내려 온다고 한다. 그 코스에 금강초롱꽃이 많다고 한다. 그러나 나는 홀로 군사도로로 내려가기로 했다. 능선코스를 가보지 않아서 잘 모르는 데다 한참을 산을 올라야 한다는데 오후의 더운 날씨에 이상이라도 생기면 다른 분들께 민폐가 될 것이고, 또 군사도로를 따라 내려가면서 내가 보고저 하는 난쟁이바위솔 등이 있을 것이고, 닻꽃과 금강초롱꽃 외에도 많은 꽃들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미 저버린 바위채송화를 제외하고는 예상했던 많은 꽃들을 만났다.
금강초롱꽃
금마타리 씨방
난쟁이바위솔 (http://blog.daum.net/ygkgyou/232)
닻꽃
동자꽃
흰물봉선
병조희풀
흰진범
큰세잎쥐손이
돌아오는 길은 중부지부장까지 5명이 같이 한차를 타고 돌아왔다. 많은 이야기들을 나누게 되어 서로 잘 모르는 개인신상 이야기 까지도 알게 되었다. 중부지부장의 사생활 관련 이야기도 많이 알아 이해의 폭을 넓힐 수 있었고, 특히 앞으로 내가 분당으로 이사가면 많이 신세를 지게 될지도 모를 베르나 부부는 같은 천주교 교우인데다 고향이 상주(베르나)와 의성군 다인(부군 요한)이어서 향우회를 하는 듯한 분위기 였다. 아주 성과가 많은 출사길을 건강하게 잘 다녀올 수 있어 즐거운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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