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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이야기/강원도

<방방곡곡사진여행18> 인심이 좋아 쉽게 오른 민둥산 억새산행 161014

일시 : 2016년 10월 14일 금요일,  맑음

장소 : 강원도 정선군 남면 무릉리,  민둥산

 

 

 

정선군 남면 자뭇골펜션단지 안에 있는 숲속의캐슬이라는 펜션에 3박4일의 일정으로 체크인을 하고 하룻밤을 푹 쉰 후 아침에 일어나니 산 속 골짜기에 안개만이 자욱하다. 어제밤에 체크인 하면서 집주인으로부터 민둥산에 대하여 대강의 정보를 얻어 들었기 때문에 아침 8시경에 바로 가까이 있는 민둥산으로 출발 했다.

 

 

 

인터넷에서 민둥산 산행기를 읽어보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네개의 산행코스 중 완만하고 쉬운코스를 택해 증산초교 앞에서 출발하는 제1코스를 선택한다. 펜션 주인의 정보에 의하면 콜뱅택시를 타면 제2코스의 출발점인 능전에서 발구덕까지 1.7km를 택시로 올라갈 수 있다고 한다. 그 다음 발구덕에서부터 정상까지가 1km인데 엄청 가팔라서 올라가기가 힘들것이라고 하지만 그래도 체력에 한계가 있는 우리는 가능한 산행에 드는 힘을 줄여서 촬영에 힘을 써야 하므로 제2코스를 선택해서 능전으로 갔다.

 

 

제2코스 능전주차장에 파킹을 하고 등산로 입구에서 콜뱅택시를 기다렸다. 여기서부터 차량진입금지이지만 콜뱅택시는 마을사람이 운행하는 영업용이어서 진입을 허용한다. 발구덕까지 가는데 대절료 2만원이라고 한다. 마침 택시가 왔다. 그런데 이미 두 사람이 타고 있다. 합승을 요청했더니 택시 기사가 아니고 승객이 타라고 한다. 꼬불꼬불 1.7km 산길을 달려 발구덕이라는 곳에 도착을 했다. 더 이상은 차도가 없다. 합승요금을 내려고 했더니 승객이 요금을 내지 않아도 좋으니 그냥 가란다. 알고보니 대절요금이어서 손님을 더 태우고 안태우고는 대절승객에게 권한이 있는데 그 승객이 우리에게 선심을 베푼 것이다. 그 인심이 너무나 고마웠다.

 

 

 

이제부터 가파른 등산로를 따라 민둥산 정상까지 1km를 걸어 올라가야 한다. 시작 초입부터 가파르다. 올라갈수록 한 사람이 겨우 지날 수 있는 좁은 등산로가 50도로 기울어 몸이 앞으로 나가지 않고 뒤로 밀려내리는 것 같다. 몇 번인가를 쉬어가며 500m 정도를 올라가니 완충지대가 나오고 임도를 만드는 공사가 진행중이다.

 

 

 

 

 

저 임도가 완성되면 차량으로 정상에 오를 수 있겠지만 과연 우리가 저 임도를 이용하는 날이 있을까?

공사장 왼쪽으로 조금 더 올라가니 이정표가 나온다. 아직도 정상이 400m나 남았단다.

 

 

 

곧이어 쉼터가 나오고 쉼터에는 빨간 열매가 조롱조롱 매달린 꽃사과나무가 우리를 반겨준다.

 

 

 

 

다시 남은 400m를 올라가야 한다. 하지만 여기서부터는 억새가 함께하기 때문에 덜 힘들다.

 

 

 

 

 

하지만 200m도 못가서 또 쉬어야 한다. 가파른 산길 200m는 엄청 먼 길이다. 억새가 여전히 한들한들 춤추며 우리를 위로해 준다. 이름 그대로 민둥산이다. 옛날 화전민들이 경작을 위해 불을 놓아서 나무가 다 타버려서 민둥산이 됬고 , 화전이 금지된 후로 억새가 자라 군락지가 됬다.

 

 

 

 

드디어 정상이다. 발구덕까지 0.9km라는 이정표가 수고 했다고 인사하고, 그 아래로 장대여뀌 군락이 활짝 웃어준다.

 

 

 

 

해발 1,119m임을 알려주는 표지석 주변에 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 있다. 표지석에서 기념촬영을 하려는 사람들의 행렬이다. 우리도 차례를 기다려 한 컷 했다.

 

 

 

전망대에서 사면을 둘러보며 눈앞에 펼쳐진 억새군락과 멀리 뻗어나간 굴곡진 능선을 어떻게 조화롭게 잘 찍을 수 있을까 궁리해 본다.

 

 

 

 

 

 

 

 

 

그렇게 올라오기 힘들어도 역시 돈버는 일에는 어려움이 없다. 산정에는 두 군데나 매점이 있고, 막걸리, 커피, 라면 등 먹거리는 없는 것이 없다.

 

 

 

전망대를 벗어나 증산초교쪽에서 올라온 사람들과는 반대로 증산초교 방향으로 내려가며 역광에 반짝이는 억새를 마음껏 담아본다.

 

 

 

 

 

 

 

 

 

 

내려온 길을 되돌아 보니 까마득 하다. 저 언덕을 다시 올라가야 하는데.....

 

 

 

 

 

 

야생화도 담아가며 여유있게 민둥산을 즐긴다.

 

 

 

 

 

다시 정상으로 복귀했다. 정상에서 주변의 풍광을 즐기며 충분히 휴식을 취한다.

 

 

 

 

 

하산하며 만나는 억새군락은 전혀 새로운 모습이다.

 

 

 

 

오늘 민둥산에서 만난 야생화 들이다.

 

개쑥부쟁이

 

 

고려엉겅퀴(곤드레나물)

 

 

구절초

 

 

꽃층층이꽃

 

 

산국

 

 

장대여뀌

 

 

조밥나물

 

 

하산길 역시 무지 어려웠지만 온 신경을 집중해 조심조심 발구덕까지 내려올 수 있었다. 그런데 발구덕부터 능전 주차장까지 1.7km가 문제였다. 도저히 엄두가 나지 않는다. 올라올 때의 행운을 생각하며 그늘에 앉아 콜뱅이 없는지 살핀다. 그 때 검은색 카니발 한 대가 들어오며 두 사람이 올라탄다. 무조건 매달리며 합승을 부탁한다. 또 흔쾌히 합승을 허락한다. 가면서 애기를 들으니 이 차는 콜뱅택시가 아니고 마을 주민인 차주가 친구들을 데리러 올라온 것이란다. 오지라서 인심도 아직 세속에 때묻지 않은 청정지역인가, 정선의 인심이 우리를 감동시키고 남음이 있다. 저녁식사로 정선 고유의 곤드레나물밥을 들면서 정선의 향기에 흠뻑 취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