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 : 2016년 10월 15일 토요일, 맑음
장소 : 강원도 정선군 화암면 몰운리, 소금강계곡
오늘은 정선바위솔을 만나기로 한 날이다. 야생화를 사진 찍으러 다니면서 가장 보고 싶었던 꽃이면서도 지리적으로 멀기도 하고, 자생지를 모르기도 하고, 무엇보다 뼝대(암벽의 강원도 사투리) 위에 자라고 너덜바위가 위험해서 젊은 야생화 선배들이 동행을 해주지 않아 3년동안 마음만 앓고 만나지 못했다.
오늘은 정선바위솔 개화 최적기라고 예상되는 주말을 맞아 서울에서 야생화클럽 수도권지부장을 비롯한 일부 회원들을 여기서 만나기로 했다. 자생지를 알고 있는 사람이 아니면 많은 수의 뼝대를 헤집고 다니며 찾아낼 수 없기 때문이다.
9시에 화암약수터 주차장에서 만나기로 되어 있어서 8시경에 펜션을 출발해 네비게이션에 의지해 시속 40킬로로 달리는 산길은 자욱한 안개로 마치 꿈속을 해메이고 있는 듯하다. 이 곳 몰운리에서 화암리까지 약 4 km가 소금강 길이고, 길을 따라 흐르는 동대천 양쪽으로 기암절벽이 즐비하다. 화암약수·거북바위·용마소·종유굴·화표주·소금강·몰운대·광대곡 등을 포괄하여 화암8경으로 부르기도 한다. 단풍철이면 그 화려함이 하늘을 찌르겠지만 아직은 단풍이 덜 들었고 군데군데 담쟁이 덩굴이 기암괴석에 빨간 옷을 입혀놓고 있다.
화암약수터 주차장 고향식당에서 우리를 포함 9명이 만나 늦은 아침식사를 하고 바로 정선바위솔 탐사로 들어간다. 자생지는 그동안 지나다니며 보든 소금강 길옆 산자락에 군데군데 펼쳐진 너덜바위 위다. 길가 쉼터에다 주차를 하고 가파른 산자락을 조금 올라 뼝대위로 올라서서 살피니 바로 정선바위솔이 보인다.
정선바위솔은 장미목 돌나물과 바위솔속에 속하는 여러해살이풀이다. 높이는 9cm쯤이고 줄기는 가지를 치지 않는다. 잎은 원형으로 길이 1-3cm, 폭 1-2cm이며, 끝은 좁아져 가시처럼 뾰족하고 연한 자주색 무늬가 있는 녹색을 띤다.
꽃은 10월에 피는데 1개씩 달리고 꽃받침은 5갈래로 갈라지고 연녹색이다. 꽃잎은 도란형으로 끝이 둔하고 노란색이다. 수술은 10개, 암술은 5개이다. 열매는 골돌이다.
바위솔과 비슷하지만 키가 좀 작고 꽃잎이 넓은 도란형이어서 다르다. 정선지역에서 처음 발견되어 정선바위솔이라 부른다. 정선, 삼척, 태백, 봉화 등 석회암지대에서 자라는데 삼척은 아연 광산이 있는 지역에서 잘 자라기 때문에 그 지역에서는 아연꽃이라 부르기도 한다.
10~11월에 노란색을 띤 흰색의 꽃이 아래에서부터 위로 피어올라가고 잎에 연한 자주색의 아주 작은 점무늬가 있는 것이 특징이다. 흡사 루비보석을 수없이 몸에 박고 있는 듯한 모습이다.
검은 바위를 감고 돌아가는 담쟁이 덩굴이 빨갛게 단풍이 들어 정선바위솔과 아름다움을 다툰다.
탐사를 끝내고 기념촬영까지 마친 우리는 다시 고향식당으로 돌아가 두부전골로 점심식사를 하고 각자가 헤어졌다.
오랜 숙원을 이룬 나는 흐뭇한 마음으로 숙소로 돌아올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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