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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이야기/부산.울산.경남

<방방곡곡사진여행27> 충무공의 얼을 찾아서, 통영 이순신공원 161021

일시 : 2016년 10월 21일 금요일,  비,흐림

장소 : 경상남도 통영시 정량동, 이순신공원

 

예정된 여행일정의 2/3가 지났다. 그동안 내륙지방을 돌며 주로 야생화,폭포,억새,호수 등을 주제로 사진을 찍었다. 이제 남은 10일 동안은 남해의 바닷가로 예정되어 있다.

10여년전 풍경사진클럽과 함께 비경의 명소를 찾아다닐 때 함께 가지 못했던 통영의 미륵산 정상에서 보는 한려수도의 많은 섬 위로 뜨는 일출, 달아공원에서 보는 다도해 일몰,거제도의 해금강 일출, 여수의 향일암 일출, 순천의 순천만 일몰, 그리고 소매물도 등대섬의 절경 등이 남은 사진여행의 주요 테마이다.

일출과 일몰 사진은 날씨가 맑아야 되는데 그동안 다른 경로를 통해 여러차례 통영 촬영여행을 계획했지만 매번 날씨 탓에 실현되지 못했다.

 

앞으로의 일기예보를 관찰한 바에 의하면 계속 날씨가 좋은 것으로 보도되어 마음 놓고, 위의 목표물과 가까운 거리에 있고 통영의 중심가인 도남동관광단지 안에 있는 마리나펜션에 아예 6박을 선불로 예약을 했다. 여기저기 숙소이동이 불편하므로 아예 한자리에서 근처까지 여행을 마치겠다는 생각에서다.

통영에 도착하여 먼저 예약한 펜션부터 입실했다. 펜션은 한산섬 앞바다를 시원스레 내려다 보며 높은 언덕 위에 자리하고 있어 전망은 아주 좋은데, 건물이 오래되어 홈페이지 사진에서 본 것과는 전혀 달리 방안이 우충충 하다. 전망만 아니라면 펜션이라고 이름 붙이기에는 많이 모자라는 시설이다.

 

방에서 느낀 인상 때문에 숙면을 하지 못하고 어정쩡한 기분으로 일어난 다음날 아침은 날씨 또한 우중충 하다. 어제까지만 해도 좋았던 날씨가 갑자기 변해 앞으로 일주일 예보가 흐리고 비다. 거기다 통영시청 관광과를 통해 들은 정보는 중요 목표중 하나인 소매물도에 지난번 태풍으로 부두 접안시설이 파괴되어 진입이 금지되어 있고, 그 것이 언제 해제될지 지금으로선 알 수 없단다. 아무리 시시각각 변하는 바다 날씨지만 기상청이 이렇게 앞을 내다보지 못하는 것만 탓하며 촬영계획을 전면 수정할 수 밖에 없었다.

 

통영을 동양의 나폴리라고 찬양하지만, 그 보다 더 우리가 잊어서는 안되는 것이 있다. 통영에는 한산섬이 있고, 우리 민족의 영웅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전적지와 사적지가 있다. 우선 먼저 이들을 둘러보기로 결정했다. 그래서 가장 먼저 찾아간 곳이 이순신공원이다.

 

이순신공원은 통영의 중심가인 정량동의 망일봉 기슭 바닷가 한산섬과 마주보는 곳에 2005년에 건설되어, 그 옛날 이순신 장군이 이끄는 조선수군이 일본수군을 대파하여 조선침략의 야욕을 분쇄한 단초가 된 한산대첩의 산 역사교육의 현장이 되고 있다.

 

공원 입구에 들어서면 이순신 장군 동상의 규모에 압도된다. 현재까지 세워진 동상 중에서는 가장 높은 규모라고 한다. 저 높은 곳에서 적을 향해 호령하는 장군의 늠름한 모습에서 뿌듯한 감동과 전율을 느낀다.

 

 

 

 

 

그 옆에는 한산대첩에 대한 설명을 하는 간판이 있다. 이 설명을 읽고 있으니 그 자랑스러움에 눈시울이 뜨거워 진다.

 

 

전망대 나무데크에서 바라본 한산대첩 전적지다. 지금은 조용하고 한가로운 저 바다가 일본 군함 60여척을 집어 삼키고 피로 물들였다니 도저히 실감이 나지 않는다.

 

 

 

한산섬과 그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여러 형태의 작은 섬들이다. 이순신 장군은  이 섬들을 이용하여 아군의 전함들을 숨겨놓고 유인선 5~6척만 내 보내어 일본 수군을 유인하여 그 유명한 학익진으로 세계 해전사에 길이 남을 전과를 올렸던 것이다.

 

 

 

 

저 뒤에 보이는 산이 미륵산이다. 저 산에서 목동 김천손이 일본 수군의 동향을 탐지하여 조선 수군에 알려 작전에 도움을 주었다고 한다. 요즘처럼 스마트폰이 있는 것도 아니고 아마 횃불이나 뭐 그런 것으로 연락을 취했겠지. 미륵산 앞으로 통영국제음악당과 마리나리조트 콘도건물의 모습이 보인다. 음악당 왼쪽에 붙어 있는 듯이 보이는 하얀 작은 건물이 내가 묵고 있는 마리나펜션이다.

 

 

충무공 동상에 새겨져 있는 글이다. 국가의 지원은 커녕 시기와 핍박을 일삼는 임금의 옹졸함에도 개의치 않고 오직 나라와 백성의 안위만을 위하여 목숨을 버리는 충무공의 충절이 오늘의 지도자들에게 귀감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충무공의 동상 아래에서 한떼의 아이들이 둥그렇게 둘러앉아 수건돌려 술레잡기 놀이를 하고 있다. 옛날 우리가 어렸을 때 많이 했던 놀이라 감개가 새롭기도 하지만, 한편으론 충무공이 없었다면 오늘날 저 아이들이 저런 놀이를 할 수 있을까? 아니면 저 아이들이 한국 아이들이 아니고 일본 아이들일 수 있다는 생각에 갑자기 머리끝이 일어서는 느낌이다.

 

 

 

공원의 둘레에는 나무로 된 데크길이 잘 조성되 있어서 산책을 하기에 좋았고, 젊은 아베크족들의 데이트코스로도 이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