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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누정/경상남도

<한국누정248> 함양 화림동 거연정(居然亭) 일원 230513

소재지 : 경상남도 함양군 서하면 육십령로 2567 (봉전리), 화림동계곡
건립시기 : 조선 고종 9년(1872), 20세기 초 중수
문화재지정 : 명승 제86호, 경상남도 유형문화재 제433호
답사일자 : 2023년 5월 13일,  맑음
 
 
 
함양 화림동 거연정 일원은 남덕유산에서 발원하는 남강의 상류인 화림동계곡에 있는 경승지이다. 함양군 서하면에서 안의면을 거쳐 흐르는 화림동계곡은 조선 시대에 안의현에 속하였는데, 영남 제1의 명승으로 꼽혔던 안의삼동의 하나였다. 안의삼동이란 안의현에서 경관이 빼어났던 세 곳의 동천으로, 즉 화림동, 심진동, 원학동을 일컫는 말이다.
 
 

 
화림동계곡에는 기묘한 화강암 반석과 흐르는 계곡물이 조화를 이루는 곳에 많은 정자가 위치해 있는데, 대표적인 정자로 거연정, 군자정, 동호정, 농월정이 있다.

 

 
또한 거연정을 출발지로 화림동계곡을 따라 이어지는 선비문화탐방로가 조성되어 있다.
 

 
거연정(居然亭)은 조선 인조 때 동지중추부사를 지낸 화림재 전시서(全時敍) 선생이 1640년경 서산서원을 짓고 그 곁인 현 거연정 위치에 억새로 만든 정자를 최초로 건립하였다. 1853년 화재로 불탄 서원을 이듬해 복구하였으나 1868년 서원철폐령에 따라 서원이 훼철되자 1872년(고종 9) 화림재 선생의 7대손인 전재학(全在學) 등이 억새로 된 정자를 철거하고 훼철된 서산서원의 재목으로 거연정을 재건립하였다. 1901년 중수가 있었다.
 

 
계곡가 바위 위에 세워진 거연정은 정면 3칸, 측면 2칸 규모의 중층 누각 형식의 정자로, 방을 가운데 두고 바깥쪽으로 마루를 둘렀다. 정자의 네 귀퉁이를 받치는 각 기둥은 바위의 모양에 따라 높낮이가  다르게 만들어졌다.
 

 
거연정 일대는 높은 산지의 골짜기에 해당한다. 산지를 관통하는 골짜기는 대체로 협곡이 많지만 거연정 일대는 화림동계곡에서 골짜기의 폭이 가장 넓어 독특하다. 골짜기에 화강암이 넓게 분포해 있고, 산지 사면에는 소나무를 비롯한 여러 종류의 나무가 뒤덮여 있다. 거연정 주변의 계곡과 계곡가의 바위는 평평한 너럭바위가 아니라 수직절리로 생긴 울퉁불퉁한 바위가 대부분이다. 희고 기묘한 형태의 바위 사이로 맑은 계곡물이 감돌고 소용돌이치며 흐르는 소리가 인상적이다. 수직절리를 따라 깊이 파인 물길에는 수심이 깊은 소가 형성되어 있는데, 낮은 암벽 위에 자리를 잡은 거연정 바로 앞에는 특히 깊고 푸른 소가 펼쳐져 있다.
 

 
조선 후기의 학자 임헌회는 [고산문집]의 <거연정기>에 "영남의 명승 중 안의삼동이 가장 빼어나고, 그중에서도 화림동이 최고이고, 화림동 명승 중 거연정이 단연 으뜸이다."라고 하여 거연정의 경관을 높이 평가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