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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누정/광주.전라도

<한국누정296> 광주 만귀정(晩歸亭) 240401

소재지 : 광주광역시 서구 동하길 10 (세하동)

건립시기 : 1934년, 1945년 중수

문화재지정 : 광주광역시 문화재자료

답사일자 : 2024년 4월 1일,  맑음

 

 

 

만귀정(晩歸亭)은 홍성 장씨의 선조인 효우당 장창우(孝友堂 張昌雨, 1704~1774)가 1750년 무렵에 지은 정자이다. 전라북도 남원에 살던 장창우는 이 동하 마을로 이사한 후에 학문을 가르치고 마을의 쉼터로 사용하기 위해 이 정자를 지었다. '만귀정'이라는 이름은 남은 삶을 자연과 함께 지내겠다는 뜻으로 붙인 것이다. 원래의 건물은 없어졌고, 현재의 건물은 1934년에 후손인 묵암 장안섭(默菴 張安燮) 등이 만귀정 옛터에 정자를 다시 지었고, 1945년에 중수하였다. 건물은 앞면 2칸, 옆면 2칸의 팔작지붕이다. 바닥에는 우물마루를 깔았고 동서남 세 방향에 난간을 돌렸다.

만귀정은 커다란 연못에 수중 정자 3개가 일렬로 늘어서 장관을 이루고, 주변에는 소나무, 버드나무, 왕벚나무 등이 우거져 운치를 더한다. 

 

 

 

만귀정 안에는 많은 현판과 시문이 걸려 있는데, 만귀정 중건기는 1934년에 고광선이, 상량문은 같은 해 이병수가, 중수기는 1945년에 후손인 묵암 장안섭이 썼다. 경내에 서 있는 '만귀정시사창립기념비'는 한때 이곳을 무대로 한시 활동이 전개되었음을 알 수 있게 한다.

 

 

 

 

 

 

만귀정에서 습향각으로 가는 길에는 커다랗고 평평한 돌이 있다. 이 돌 옆면에는 취석, 반대면에는 성석이라는 글자가 새겨져 있다. 이는 다리를 건너갈 때에는 연꽃 향기에 취해 신선의 세계로 가고, 나올 때에는 향기에서 깨어나 현실로 돌아오라는 의미이다.

 

 

만귀정 안쪽에는 습향각이 있다. 한 칸으로 된 이 누각은 만귀정의 별당으로 연못 가운데에 있는데, 1940년에 장안섭이 지었다. 습향각은 주변의 연꽃 향기가 누각에 스며든다는 뜻이다.

 

습향각에서 바라본 만귀정 모습

 

만귀정의 가장 안쪽에는 묵암정사가 있다. 이 정자는 1960년에 송정 읍장을 지냈던 장안섭의 덕행을 기리기 위해 송정 군민들이 성금을 모아서 지은 것이다.

 

묵암정사에서 바라본 습향각 모습

 

만귀정 주변에는 4600평방미터의 연못을 파고 동산을 만들었다. 소나무, 버드나무, 왕벚나무 등이 많아 자연 경관이 아름답다. 또 연못 둘레의 산책로 입구에는 만귀정 중건 때에 함께 만든 청류교라는 다리가 있는데 매우 앙증맞아 눈길을 끈다. 이곳은 연못을 가로질러 만귀정, 습향각, 묵암정사 등 세 정자를 한 줄로 배치한 매우 독특한 구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