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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화출사/수도권

안양천변의 계요등 탐사 160730

연일 33도를 웃도는 폭염이 계속되고 있다. 간밤에도 더위에 이리저리 뒤채다 깊은 잠을 이루지 못하고 늦게야 잠들어 아침에 늦게 일어나니 머리도 멍하다.

이렇게 더운 날씨임에도 아랑곳 하지않고 야클의 젊은 사람들은 설악산으로, 가야산으로 꽃찾아 높은 산까지 올라가서 좋은 풍경과 어우러진 야생화 사진을 찍어온다.

국민안전처에서 폭염주의보에 외출금지를 권유하는 노약자에 해당하는 나로서는 그들과 같이 고산행을 할 수는 없고 주위에서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꽃을 찾을 수 밖에 없다.

오늘은 조금 일찍하다는 느낌은 있지만 안양천변에 서식하는 계요등의 개화상태를 점검도 할겸 아내와 같이 느즈막히 걷기운동을 하러 나섰다.

 

 

 

 

 

집에서부터 걸어서 안양천 신정교 밑 신정잠수교를 건너 개천을 따라 조성되 있는 보행로를 걸어서 오금교까지 갔다가 반환하여 집에 도착하면 11,000보가 된다. 바로 오금교에서부터 신정교 방향으로 목동쪽에 있는 담장에 계요등 자주색 꽃과 흰색꽃이 서식한다.

 

 

 

 

 

오금교에서부터 신정교 방향으로 탐색해 나갈 예정으로 보행로를 벗어나 오금교로 올라가자마자 철책을 끼고 한무더기 계요등이 한참 꽃을 피우고 있었다. 작년까지도 여기는 계요등이 없었는데 올해는 번식을 하여 철책 난간위에 나무 그늘 없이 하루 종일 했볕을 받아 일찍 꽃을 피우고 있었다.

 

 

 

 

 

계요등이 서식하는 높이도 편하게 앉아서 촬영하기에 딱 좋을 뿐만아니라  앞면이 개천이라 시원하게 툭터진 물길과 건너편 아파트촌이 좋은 배경이 되어준다. 고산준령의 능선 같은 멋진 배경은 아니라도 나름대로 아름다움을 찾아 본다.

 

 

계요등 (http://blog.daum.net/ygkgyou/289)

 

 

 

 

 

 

 

 

 

 

 

 

 

 

 

 

이 더운 날씨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자전거를 즐기는 사람들도 자기나름의 즐거움이 있겠지만 나에게도 또 다른 멋있는 배경의 즐거움을 준다.

 

 

 

 

 

 

 

 

 

 

 

 

 

닭’과 연관된 풀 종류로는 닭의난초, 닭의덩굴, 닭의장풀이 있으며, 나무로는 계요등이 있다. 계요등은 길이가 5~7미터 정도에 이르며 잎이 지는 덩굴식물이다. 근처에 있는 다른 식물의 줄기를 만나면 왼쪽감기로 꼬불꼬불 타고 오르지만, 신세질 아무런 식물이 없어서 땅바닥을 길 때는 덩굴을 곧바르게 뻗는다

 

 

 

 

 

 

 

 

 

육지에서는 주로 충청 이남에서 자라고, 섬 지방은 동해의 울릉도와 서해의 대청도까지 올라간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일본, 중국에서도 자란다. 적응범위가 넓어 자람 터는 척박하고 건조한 곳에서부터 습한 곳까지 거의 낯가림이 없다.

 

 

 

 

 

 

 

 

 

 

 

 

 

잎은 손바닥 반 크기의 타원형이며, 잎 아래는 심장형이다. 마주보기로 달려 있고, 초록색이 더욱 진해 보이며 가장자리가 밋밋한, 흔히 볼 수 있는 평범한 모양새의 잎이다. 그래서 푸름에 묻혀 있는 계요등은 쉽게 우리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하지만 여름에서 초가을에 피는 꽃을 보고 나면 그 특별한 자태를 머릿속에서 쉽게 지워버릴 수 없다. 덩굴 끝이나 잎겨드랑이에 여러 갈래로 갈라지면서 뻗어나온 꽃자루에는 손톱 크기 남짓한 작은 통모양의 꽃이 핀다. 꽃통의 윗부분은 다섯 개로 갈라지고, 꽃은 약간 주름이 잡히면서 하얗게 핀다. 안쪽은 붉은 보랏빛으로 곱게 물들어 있고, 제법 긴 털이 촘촘히 뻗쳐 있다. 초록을 배경으로 핀 보랏빛 점박이 꽃은 여름에서부터 초가을에 걸쳐 마땅한 꽃이 없어 심심해진 숲에 한층 운치를 더해준다. 대부분의 꽃이 같은 색깔로 피는 것과는 달리 계요등은 흰빛과 보랏빛이 조화를 이뤄 더욱 돋보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꽃을 한 번이라도 본 사람들은 계요등이라고 하면 먼저 꽃부터 떠올리게 된다. 열매는 콩알 굵기로 둥글고 황갈색으로 익으며 표면이 반질거린다. 한방에선 열매와 뿌리를 말려서 관절염이나 각종 염증 치료약으로 쓰기도 한다.

 

 

 

 

 

 

 

 

 

 

 

 

 

 

 

어떻게 해서 ‘계요등(鷄尿藤)’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는지 그 유래에 대해서 알아보자. 계요등이 한창 자랄 때 잎을 따서 손으로 비벼 보면 약간 구린 냄새가 난다. 그래서 계요등의 다른 이름은 구린내나무다. 또 속명 ‘Paederia’는 라틴어의 ‘paidor’에서 유래되었는데, 역시 좋지 않은 냄새가 난다는 뜻이다. 봄과 여름에 냄새가 더 심하고 가을이 되면 거의 없어진다. 사람에 따라 다르겠지만 혐오감을 줄 정도로 냄새가 지독한 것은 아니며, 더욱이 양계장에서 풍기는 진한 닭똥 냄새와 비교하여 그다지 역하지도 않다. 그러나 이름을 붙일 때는 좀 과장되기 마련이다. 우리 이름인 계요등은 글자 그대로 닭 오줌 냄새가 나는 덩굴이란 뜻이다. 중국 이름인 계시등(鷄屎藤)은 닭똥 냄새라는 뜻이다. 일본의 《만엽집(萬葉集)》이란 옛 시가집에 실린 이름은 시갈(屎葛)로, 아예 똥 냄새 덩굴이란 뜻이다. 여기서 한 가지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 있다. 새 무리들은 항문과 요도가 합쳐져 있어서 똥오줌을 따로따로 누지 않는다. 따라서 우리 이름인 계요등보다 중국 이름인 계시등이 보다 합리적인 이름이다. 또 계요등이라는 표기도 국문법에 맞지 않는다. 우리가 똥오줌을 ‘분뇨’라고 하듯이 닭 오줌이란 말을 꼭 쓰려면 ‘계요등’이 아니라 ‘계뇨등’으로 해야 옳다는 의견이 많다.

 

 

 

 

 

 

 

 

 

 

 

 

 

어느새 11시가 넘었다.  국민안전처가 경고하는 폭염주의보가 내려지는 시간이다. 간간이 휴식을 하고 준비한 쬬코렛도 먹고 계속해서 물을 마시는데도 시간이 흘러감에 따라 기온도 올라가니 이제는 흐르는 땀을 주체하질 못하겠다. 더구나 뜨거운 햇볕을 고스란히 받고 사진촬영을 해야하니 숨이 가빠와서 더 이상은 버틸 수가 없다.

 

담벼락에 서식하는 흰색의 계요등을 찾아보니 아직은 흔적도 못찼겠다. 원래 자주색보다 두주 정도는 늦게 피는 것 같고 담벼락은 위에서 자라는 가로수 그늘 때문에 꽃의 성장이 상당히 느리다. 두주정도 후에 다시 한번 탐사를 오기로 마음먹고 오늘은 여기서 종료하기로 했다. 집까지 5,000보를 걸어서 돌아가는 길도 까마득하게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