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더워도 덩굴박주가리와의 첫대면을 포기할 수 없다는 두 사람의 염원에 밀려 수원으로 향했다.
조금이라도 더위가 덜할 때 촬영부터 끝내자는 의견일치에따라 칠보산 깊숙이 차를 몰았다.
장맛비로 질펀해진 산길을 헤치고 덩굴박주가리가 서식하는 습지에 들어가보니 아직 자라는 중이고 한 그루가 제대로 자라 꽃을 피우고 있다.
가뭄에 죽거나 성장하지 못해 꽃을 피우지 않았으면 어쩌나 걱정하던 우리는 감지덕지 그 한 그루에 매달려 사진을 찍느라 더운 것도 잊어버렸다.
자주색의 덩굴박주가리꽃은 그 모양새가 불가사리 같기도 하고, 꽃받침 5개가 반짝이는 별 같기도 하며, 그 속에 잘 깎은 보석이 박혀 있는 것 같다.
덩굴박주가리는 박주가리과의 여러해살이풀이다.
( http://blog.daum.net/ygkgyou/179 )
사람도 못생기면 박색이라고 하듯, 식물도 못생긴 박과 같다고 해서 박주가리라는 이름을 붙였다 한다.
덩굴박주가리는 박주가리와 비슷한 종으로, 박주가리도 덩굴인데 굳이 앞에 덩굴을 붙인 것은 훨씬 더 덩굴성 식물이기 때문이다.
박주가리와 다른 점은 꽃이 노란색이라는 것이다. 박주가리 꽃은 희다.
처음 만난 덩굴박주가리꽃의 아름다움에 빠져 정신없이 셔터를 눌러대는 두 분을 위해 나는 주변의 다른 꽃으로 갔다.
꼬리조팝나무( http://blog.daum.net/ygkgyou/269 )이다
조팝나무도 여러갈래로 나뉘어 지지만 여기에 서식하는 꼬리조팝나무의 연분홍 꽃이 가장 좋다.
꽃의 색깔이 좋아서 그런지 유독 여기 꼬리조팝나무꽃에는 손님들이 많다.
좁쌀풀( http://blog.daum.net/ygkgyou/196 )도 다른 곳의 좁쌀풀에 비해 좁쌀답지 않게 꽃이 크고 풍성하다.
올 해는 가뭄이 너무 심해서 서울 근교의 타래난초 서식지가 대부분 수난을 당했다.
그래서 타래난초 상면을 내년으로 미루고 있는데, 돌아 나오는 길에 묘지가 있어 한번 탐색을 해보기로 했다.
하느님이 보우하사 몇 그루의 타래난초( http://blog.daum.net/ygkgyou/170 )를 찾아낼 수 있었다.
거기다 시간상 아직 입을 다물고 있지만 산해박( http://blog.daum.net/ygkgyou/704 )까지 만났다.
두 시가 넘어 가장 기온이 높은 시간이기도 하고 허기가 져서 지치는데 두 분은 남의 조상 묘 앞에 업드려 일어설 줄을 모른다.
스마트폰 검색으로 근처의 냉면전문 음식점을 찾아내어 얼음이 꽉 채워진 물냉면 곱빼기로 더위와 허기를 한 번에 날려버렸다.
예쁜 덩굴박주가리가 우리에게 기쁨을 준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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